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 Hyundai Motor Group)이 박근혜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현대차와 기아차에 관련된 비판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감시하기 위한 시스템을 2013년 1월부터 'SNS 위기관리시스템'을 올해 1월부터 비밀리에 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근혜 정부가 경제사범 사면 금지,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해결, 불공정하도급 거래처벌, 출자금지 등 경제민주화 정책을 대선공약으로 제시해 그 어느 때보다 대기업 폐해를 근절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노사갈등이 장기화된 대기업 사업장 가운데 SNS 활동 감시시스템을 운용 중인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플러스가 현대차의 본지에 실린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의 '백악관 청원 사이트 개설' 기사 검색 유입경로를 역추적 한 결과,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부터 Risk.ms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SNS RISK MANSGEMENT SYSTEM으로 2013 by SOC(Social Holding Co.Ltd) 회사가 만든 것으로 2013년 만들어진 것으로 표기돼 있다. 시스템 가동이 1월부터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대부분의 홈페이지가 개인이나 기업 등 누구나 기본적 사항만 입력하고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과는 달리 개방돼 있지 않아 일반인은 트위터 등처럼 가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특정소수만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처나 사업장 주소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철저히 비밀리에 운영되고 있어 베일에 쌓여있어 현대차와 시스템 개발자측만이 비밀인 셈이다.    

이번 SNS위기관리시스템 도입은 사내하청노조 최병승씨 철탑농성이 계속되는 등 사내하청 비정규직 문제와 기아차 비정규직노동자 자살 등 노동문제가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회사에 정몽구 회장 부자에 대한 비판적 SNS 여론이 형성, 확산되는 것을 감시,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또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품질 결함 문제 불만 제기 등이 SNS를 통해 확산, 유포되는 것도 모니터링해 차단하기 위한 목적도 띠고 있다.

대기업이 자사와 관련해 비판적인 네티즌들의 트윗활동을 감시,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활발한 소통을 감시 통제한다는 의미에서 심각성을 띠고 있다. 

'SNS위기관리시스템'은 '트위터에 발생하는 위기요인을 '실시간 포착'하고 '해당트윗의 민감도'에 따라 '적시에 정확한 타켓'에 대응하는 시스템이다.

현대자동차와 관련된 글이 SNS에 게시되는 것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주로 비정규직 문제 등 현대차나 정몽구 회장과 관련된 비판 트윗을 잡아내기 위한 것이다.

또 축적된 트위터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가동돼 '분석의 정확성'을 높이고 '효과적인 타케팅'을 할 수 있는 '타켓팅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이에따라 노조원이나 비판적인 활동가들의 트위터 활동을 데이터화해 관리, 감시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악성 비난글을 자주 올리는 트튀터가 탐지되면 해당 트윗계정에 블럭을 거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운영히스토리가 쌓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정보의 데이터베이스가 축적돼 효율이 높아지는 '지능형' 체계다.

노동계 등을 중심으로 파워트위터들은 현대차 관련 비판 기사를 링크하거나 비판성 글을 트윗할 경우 주요 파워트위터 계정이 폐쇄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윗계정 wood＊＊＊는 "현대자동차노조 탄압 관련 기사나 비정규직 철탑농성과 관련 미국 백악관에 청원서명기사를 트윗하자 곧바로 락이 걸렸다"고 경험을 털어놨다.

또다른 트위터리안도 이유를 알 수 없이 현대차 관련 차량 품질문제를 지적하는 글을 올려 확산하기 위해 퍼나른 적이 있는데 지난해에는 이런 경우를 못봤는데 올해들어서는 자주 블럭이 걸리더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을 운용 중인 사이트가 공개된 정상적인 업체인지를 취재하기 위해 다각도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운영자의 연락처나 주소등 정보에 접근이 불가능했다. 

현대차 내에서도 이 시스템 관련 얘기는 처음 듣는 얘기라는 반응이 많았고 그룹 내에서도 극소수만이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권단체 관계자는 "현대차가 대법원이 판결한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를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고 일부 정규직 채용을 결원이 생긴 부분에 대해 신입사원 모집이라는 꼼수로 피해가기 위해 SNS상에서 쏟아지난 비판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경제민주화가 화두로 등장한 상황에서 사회적 여론을 인위적으로 조작, 차단하는데까지 극비리에 손을 뻗치면서 대기업들이 SNS 여론마저 통제하려는 시도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