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승 72패 12세이브 방어율 3.42. 90년대에서 2000년대 후반까지 전국구 에이스로 야구도시 부산에서 롯데자이언츠의 에이스로 우뚝 서 명성을 날렸던 손민한.

전국구 에이스로 통했던 손민한이 38세의 나이에 다시금 마운드 복귀를 위한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민한은 최근 동료선수들에게 사과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복귀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선수협회와 갈등과 앙금을 털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야구계에 따르면 손민한은 선수협 문제로 관련한 일에 대해 사과문을 발송했다.

손민한은 사과문에서 "야구게에 누를 끼쳐 죄송하며 선후배 야구인들께 거듭 사죄한다"고 밝혔다.

손민한은 선수협회장에 당선된 뒤 사무총장의 비리행위가 드러나면서 곤경에 처했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협회 운영에 대해 믿고 맡겨둔 사이 사무총장은 마음대로 협회를 주물렀고 적잖은 문제가 터져나왔다.

문제는 손민한의 처신이었다. 손민한은 "나는 몰랐다"로 일관했다.
결국 사퇴요구가 빗발치면서 밀려나듯 협회장을 그만뒀고 새 협회장은 사무총장과 손민한을 고소하며 선수협과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1997년 롯데에 입단해 2009시즌까지 롯데에서 전국구 에이스로, 월드베이스볼(WBC)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손민한. 특히 2005년에는 18승7패 방어율 2.46을 기록하며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4강 진출이 좌절된 팀에서 MVP에 뽑힌 최초의 선수였다. 이웃집 아저씨같은 푸근함과 깨끗한 매너로 박수갈채를 받았던 그였다.

2008년 FA자격을 얻은 손민한은 3년간 총액 27억 원이란 대형게약으로 역시 손민한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부상이 찾아오며 굴곡이 시작됐다.

2009년 시즌 뒤 오른쪽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만 매달리며 급전직하했다.
팬들은 먹튀라고 손가락질까지 받았다.
선수협회 비리 의혹에 연루되면서 2011시즌이 끝나자 고향 롯데에서 방출되는아픔도 겪었다.

그의 굴곡진 선수생활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007년 12월 프로야구 선수협회장에 당선된 손민한은 정치인 주변을 맴돌던 권시형 씨를 사무총장으로 선임했고, 이 잘못된 만남이 불행의 씨앗이 됐다.

현역선수 신분이어서 협회의 행정 업무에 일일히 관여하기 힘들다보니 대부분 실무는 사무총장이 관할하고, 손민한은 나중에 보고받정도였다.

권시형씨는 이를 악용해 선수협회 재정을 좌지우지 하며 사고를 내고 말았다.
한 게임업체로부터 23억 원의 뇌물을 받고 선수들 초상권을 헐값에 넘겼는가 하면 선수협회 공금으로 개인적인 투자에까지 돈을 지출했다.

2천 4백만 원의 최저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회비까지 모아 만든 피같은 협회비로 연회비 1000만 원이 넘는 휘트니스센터 회원권도 구매했다.

선수협회 비리로 야구계가 충격에 빠졌지만 손민한은 굳게 입을 다문 채 "나는 전혀 몰랐다. 나는 잘못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책임을 지려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의혹을 풀려 하기보다, 뒤로 빠져 상황모면에 급급했다.

결국 2011년 11월 그는 사퇴압박을 받다가 불명예 퇴진했고, 신임 선수협회(회장 박재홍)는 권시형 전 사무총장과 손민한 전 회장을 배임수재 및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2012년 8월 선수협회 비리 사건에 대한 1심 공판에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며 권시형 전 사무총장에게 징역 4년에 추징금 23억 3천만 원의 실형이 선고됐다.
 
전혀 사실을 몰랐던 손민한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신임 집행부가 전임집행부의 비리를 대신 사과했다.

손민한 이때도 침묵했다.
무혐의를 기반으로 다시 손민한은 복귀를 선언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포기는 없다며 도전을 알리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대학선배 김경문 감독이 있는 NC다이노스에 입단테스트까지 받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동료들 사이에선 그의 복귀를 달가워 하지 않았다. 깨끗한 그의 사과 한마디 없이 무혐의를 받았다고 복귀를 선언하는 그의 모습을 인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비판이 많았다. 그로부터 두달여가 지났다.
늦었지만 손민한이 사과했다. 그의 사과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선택한 것으로 보여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스타답지 않게 왜 진작에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나타내지 못했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