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외아들 조원태 대한한공 전무가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쌍욕과 막말을 내뱉어 물의를 빚고 있다.

16일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인천 인하대에서 모로코의 나올 엘 무타와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에 대한 체육학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과 사단법인 인하학원 이사회가 열렸다.

조양호 회장 부자는 명예박사 학위수여와 이사회 참석을 위해 인하대 정석도서관를 찾았다. 

이에 맞춰 신규철 사무처장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인하대 운영과 관련된 정보 공개 요청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도서관 출입이 통제되기도 했다.

신규철 사무처장은 조 전무가 나타나자, "조원태가 왔다. 조원태 전무는 인하학원과 한진정보통신간 거래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조 전무가 불쾌한 듯이 다가와 내가 조원태다. 어쩔래 개새×야'라고 쌍욕을 했다는 것. 조 전무는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도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호 회장 역시 시민단체와 언쟁을 벌였다.
조 회장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왜 정보공개를 거부하느냐?,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다. 왜 학생들이 도서관 출입도 못하게 하느냐?' 등을 따지자 '학생이 주인이 아니다. 이 학교 주인은 나다. 여긴 사립학교이고 사유지다'라고 반박했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은 조 전무가 지분 40%를 보유하는 등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대주주인 한진정보통신이 인하대의 정보통신망 사업을 따낸 것에 대해 계약서 공개를 요구해왔다.

또 인하대병원 1층에 조양호 회장의 막내딸인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가 운영하고 있는 커피숍과 병원재단간 특혜의혹과 관련한 계약서 공개도 요구하고 있다.

인하대는 한진그룹의 부동산관리회사인 정석기업에 임대료 수입을 지원하고 있어 부당내부거래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인하대는 물류전문대학원 물류엠비에이(MBA) 야간 과정을 서울시 봉래동의 정석기업 소유 건물 5층에서 진행해오다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교과부는 지난 10월 학교 법인 소유가 아닌 곳을 교육공간으로 빌려 써 ‘미인가 교육시설’이라고 지적하고, 내년도 신입생 일부를 모집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최근에는 인하대 의과대학의 교육 시설도 인하대병원 인근의 정석빌딩을 임차해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단체들은 "한진그룹은 그동안 인하대 학생들이 낸 등록금으로 부동산 임대수익을 챙겨왔다. 재벌이 학교에 투자는 못할 망정 그룹 소유 빌딩을 통해 임대료를 빼가는 것은 등록금으로 장사를 해온 꼴이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정석기업은 신규철 사무처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9월 고소했다.

한진중공업 크레인 시위를 벌였던 시민운동가 김진숙씨는 "난형난제, 쯔쯔"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