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야권의 대선주자로 입지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설 뚜렷한 대항마 부재로 박근혜 독주, 야권 전멸 양상을 보여온 차기 대선경쟁이 손 대표의 등장으로 대선경쟁의 불을 지필 전망이다.

손 대표는 당 대표에 출마하면서 포커스를 "잃어버린 600만표를 되찾아 오겠다"며 대선에 초점을 맞췄다.
중도층의 이탈로 여당에 대패하며 정권을 내준 이후 야권 성향의 지지자들이 그동안 표출하지 못했던 정권탈환 의지를 손 대표를 통해 나타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당 대표 선출 이후 이명박 정권과 뚜렷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당 지도자를 넘어 야권의 대권주자로서의 이미지가 각인되는 양상으로  앞으로도 이같은 페이스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손 대표의 입지는 지지율 추이를 보면 확연하다.
지난 5월에만 해도 대권주자 지지율에서 6%대의 지지율로 전체적으로 야권에서 한명숙 유시민에도 뒤졌지만 대표로 선출된 10월에는 야권내 1위로 올라섰다.

잠룡 후보권 전체 가운데서는 30%대를 넘나들며 부동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에 이어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실제 지난 5월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손 대표는 한명숙(12.0%), 유시민(9.7%)에도 뒤지며 야권내 3위(6.4%)에 머물렀다. 전체적으로는 박근혜(30.4), 한명숙, 유시민, 정몽준(9.6), 김문수(7.6), 오세훈(7.3)에 이어 7번째였다.

손 대표는 리얼미터가 9월 마지막주 실시한 야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5.4%로 유시민 전 장관(14.5%)과 한명숙 전총리(11.4%)를 제치고 야권 3위에서 야권 1위로 올라섰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선주자 부각을 노린 것이 성과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여야후보군 통합 조사로 보면 박근혜(28.5), 유시민(12.4), 한명숙(10.1), 김문수(9.2), 오세훈(8.2)에 이어 7위였다.

그런데 실제 전당대회 이후에는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은 2배 이상 급등했다. 여야를 통틀어서도 부동의 선두 박근혜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10월 실시한 '대선주자 적임도'(내일신문)를 조사 역시 손학규 대표가 35.2%로 5달만에 야권내 1위로 올라섰다.

야권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어왔던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은 17.5%로 한계단 내려앉았다.

손 대표는 서울(39.9%), 인천·경기(45.4%), 대구·경북(41.3%)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고 호남에서도 31.3%였다.

다만 부산·경남(17.1%)에서만 '친노' 유시민 원장(27.1%)에 밀렸다.

손 대표가 야권의 대표주자로 부상하면서 한나라당도 신경쓰는 눈치다.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홍준표 나경원 최고위원 등은 당 최고위원회 자리에서 하나같이 손 대표를 겨냥해 이례적으로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하며 비난했다.

안상수 대표는 지난 18일 "4대강 사업을 위장된 운하사업이라고 국민을 호도하는 것은 당당하지 못한 구태정치"라고 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과거 14년간 한솥밥을 먹던 동료였던 손 대표가 한나라당 이미지 탈색을 위해 다소 강경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도 "요즘 손 대표가 오버를 많이 하는 것 같다"며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멍에를 벗기 위한 몸부림이 아닌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