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으로 수만명의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혀 장남 구본상 부회장 등 3명에게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되자 LIG 구자원 회장이 26일 사과와 함께 투자자들의 손해를 배상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10월 이후 LIG건설의 재무상태가 나빠져 상환능력이 없는데도 작년 3월 법정관리 신청 전까지 총 1천894억원 상당의 CP를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른 피해자만 확인된 숫자가 757명으로 파악됐다.

구 회장은 이날 오후 마포구 합정동 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미리 준비한 발표문을 통해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인해 발생한 모든 문제는 원인이나 잘잘못을 떠나 저의 부덕의 소치"라면서 "사회적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

구 회장은 "서민 투자자 여러분이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배상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신속히 검토해 구체적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LIG 인사·지원업무 담당 이제훈 이사는 "서민 피해자를 (대상으로) 최우선으로 준비하려 한다"며 "사재 출연을 포함해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IG그룹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연내에 투자자들과 언론에 발표할 계획이다.

LIG그룹 오너 일가는 2010년 10월 이후 LIG건설의 재무상태가 나빠져 상환능력이 없는데도 작년 3월 법정관리 신청 전까지 총 1천894억원 상당의 CP를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오너 일가가 계열사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CP를 발행한 것으로 보고 25일 구 회장의 아들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과 오춘석 ㈜LIG 대표이사, 정종오 전 LIG건설 경영지원본부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구 회장은 검찰 수사 이전에는 피해자들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지난해부터 피해자들의 힘을 모아 구 회장의 성북구 자택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1년 이상 눈물로 피해를 호소해왔다. 하지만 구 회장은 이들에 대해 눈길조차 주지 않았었다.

구 회장은 검찰 수사 이전에 피해자들에게 배상할 생각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너무 당황해서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답했다.

배석한 LIG넥스원 김규진 홍보 상무는 "어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까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법적 절차 중에 이런 발표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핑계성 대답을 내놨다.

구 회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결정하면서 "때늦은 감이 있다. 회한과 후회가 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