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노원구 월계동 아스팔트 방사능 노출은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한 발표가 새삼 신뢰도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있으나마나 한 기관은 차라리 폐쇄하는 게 낫다는 비난도 거세질 전망이다.

20일 서울시가 발표한 역학조사 발표 결과 5천여명이 방사능에 피폭되고 그 중 100여명은 기준치 이상 피폭된 것으로 추정돼 원자력으로부터 국민안전을 책임져야할 원자력위원회가 충격을 덮기위해 문제없다고 거짓빌표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강창순)는 지난해 11월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 지역 도로아스팔트 방사선 준위와 관련, "인근 주민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사건발생 2일째인 11월 8일 주민들이 받을 수 있는 연간 방사선량은 0.51~0.69밀리시버트(mSv)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자연 상태에서 일반인이 받는 연간 평균 방사선량(3mSv)의 6분의 1~4분의 1 수준이며, 원자력안전법에서 정한 연간 방사선량 허용량(1mSv)보다 낮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아울러 KINS가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방사성 물질 세슘(Cs-137)이 아스팔트 재료(아스콘)에 섞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사성 물질의 농도는 1.82~35.4 Bq/g였다.

이에따라 위원회는 아스팔트 재료에 방사성 물질이 들어간 경위를 추적하기 위해 도로 포장을 주관한 서울시에 경로 파악을 요청하고 연말까지 국내외 모든 정유사, 철강사, 아스콘 제조업체 등에 대한 총체적 방사성 물질 관리 실태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라나 위원회는 아직까지 조사를 했는지와 그 결과를 발표조차 하지 않고 있다.

◇ 대책도 갈팡질팡 메뉴얼조차 없어 = 국내에는 원자력발전소 이외 지역에 대한 방사능 방재·방호 대책이나 메뉴얼도 전혀 없는 상태다.

방사능 정책이 생활권이 아닌 원자력발전소 등 핵시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관계 당국은 원전 이외의 대책 수립은 신경 밖이다.

이에 따라 월계동 사태에 관여한 원자력안전위원회,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S), 소방방재청, 경찰,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모두 “우리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대책이 없다보니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

원자력안전위 등 관련기관은 월계동 사례처럼 지역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매뉴얼조차 준비돼 있지 않다.

안전위는 방사능 대책은 원자력발전소 등 위험한 곳에 세우는 것이란 인식에 머물러 있다.

상계동처럼 의외의 장소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 일부 비정상적인 수치가 나와도 주변에 원전이 없다면 별것 아닌 것’으로 판단해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라는 것이다..

대응책 부재는 현장의 혼란으로 현실화됐다. 지난 2일 저녁 7시쯤 백모(42)씨가 소방서에 방사능 이상수치를 신고한 이후 소방서, 경찰서, 지자체는 갈팡질팡했다. 오히려 불안감을 부추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