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6일 발생한 노원구 월계동 방사능을 내뿜는 아스팔트 현장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 박 시장은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주민 역학조사 등 신속한 조치를 취했다. 역학조사 결과 주민 100여명이 연간 기준치 1mSv 이상 피폭됐다. 이는 인구 1만명당 1명이 암사망할 수 있는 양이다. 하지만 노원구와 서울시는 발생 초기와 달리 폐아스팔트를 처리하지 못해 박 시장이 전시행정을 한 것 아니냐며 일각에서는 박 시장과 김성환 구청장 소환운동을 펼쳐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주민 100여명이 아스팔트 도로에서 내뿜는 방사선에 관리기준(1ｍ㏜. 밀리시버트) 이상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따라 이 월계동 일대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질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서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나 박원순 서울시장 또는 김성환 구청장에 대한 소환운동를 전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월계동 907번지 일대에서 대기 중의 평균치인 시간당 140나노시버트(140nSV/hr)보다 10배 가량 높은 1400나노시버트의 방사선량이 검출돼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 11월6일 현장을 방문해 "이상 수치의 방사능이 검출된 지역의 인근 주민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에따라 12월21일부터 6월15일까지 해당지역 주민 1만6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 역학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역학조사에 참여한 단국대 산학연구단 하미나 교수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월계2동 주민 1만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상 주민의 1%에 해당하는 100여명이 연간 1밀리시버트(ｍ㏜) 이상 피폭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역학조사 결과 조사대상 1만여 명중 5598명이 방사선에 피폭됐고 평균 피폭기간은 4.96년, 누적 피폭량은 0.393mSv로 조사됐다. 이 중 누적피폭량 5mSv(밀리시버트) 이상인 사람은 102명, 연간 1mSv 초과피폭자는 87명으로 나타났다.

조사단은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 5m㏜~10m㏜ 군에 속한 이들은 41명, 10m㏜ 이상은 61명으로 집계됐다. 1mSv 이상 피폭되면 정책적 관리대상이다. 

이와 관련 하 교수는 "연간 1ｍ㏜ 이상 인공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됐다는 것은 이로 인해 1만∼10만명 중 한 명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라며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기엔 낮은 위험이지만 위험이 없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월계동 주민 1천여명을 향후 50년 간 추적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서울시가 앞으로 환경보건 문제를 총괄할 담당부서를 신설하고 방사능 물질이 검출된 도로 주변 주민 1천여명을 중심으로 추적 관리ㆍ관찰을 위한 검사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역학조사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방사선에 피폭됐다는 것은 추정일 뿐"이라며 "주민 100여명이 연간 1ｍ㏜이상 방사선에 피폭됐다는 조사결과를 어떻게 설명하는냐에 따라 일부의 문제가 크게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시는 조사결과 보고가 6월초에 끝났지만 3개월이 넘어서야 발표해 고의로 발표를 늦춘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에대해 서울시는 "월계동 주민들이 동네 이미지에 미칠 영향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해 비공개를 원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와 노원구는 지난해 방사능 측정 이후 신속하게 아스팔트를 수거조치했지만 지자체와 정부간 이견으로 구청뒤에 적치상태로 방치돼 전시행정만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정부도 원자력 정책은 고집하면서도 주민 안전을 위해 폐아스콘 처리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노원구와 서로 책임떠넘기기에 급급해 정부의 원자력 발전 정책에 반대여론만 고조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Plus] 역학조사 어떻게 실시했나 ? = 하미나 단국대 교수를 총책임자로 한 역학조사단 14명은 월계 2동과 인접한 4개구 10개동 전체 지역주민의 방사선 노출관련 암등록자료 등 자료를 분석했다.  이와함께 월계2동 주민 약 3만53명 가운데 약 1만631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방사선 노출평가, 주민설명회를 벌였다.

역학조사는 세슘 등 방사능 물질이 검출된 도로를 주민들이 한 달 평균 지나다닌 횟수, 한 번 지날 때 걸린 시간, 인근 지역 거주 기간 등에 관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