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이자 6.2 지방선거 열흘을 앞둔 23일 여야는 각각 '븍풍 확산'과 '노풍 확산'을 내세워 접전지역에서 표심을 잡기위한 총력전을 전개한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와 중구, 종로 등 이번 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 곳곳을 찾아 '안보 논리'를 부각하며 보수층 결집을 노린다.

같은 당의 김무성 원내대표는 경남 함안과 창녕을 찾는 등 경남 지역 지원 유세를 이어가고, 오후에는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이날 오후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식에 대거 참석한다.

민주당 지도부 등 야권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에 유세를 중단하고 경남 봉하에서부터 노풍을 전국으로 확산해 노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타살하고 천안함 사태를 초래한 안보와 남북관계 파탄 정권심판론을 부각해 지지층의 결집을 이끌어내고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는  전략이다.

자유선진당은 광역단체장 후보를 낸 서울과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표심잡지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행사에 참석한 뒤 주요 전략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할 방침이다.
 
여야는 공식선거운동 돌입 이후 첫 주말이자 황금연휴 이틀째인 전날(22일). 한나라당은 수도권에서 민심을 파고 들었다.

정몽준 대표는 서울 용산과 구로, 경기 용인에 이어 천안함 사건의 아픔이 서려있는 평택을 차례로 찾아 '안보이슈'를 전면에 내세우며 표심을 자극했다.
 
민주당은 '단일화' 효과를 노려 야 4당 공동유세에 나서 '안보 무능정권 심판'으로 '북풍'에 맞불을 놨다. 또 북한을 두둔하는 것으로 비쳐져 자칫 역풍이 불 것을 의식해 '북한 책임론'을 처음 제기했다.

정세균 대표는 "남북 간에 긴장이 조성되서는 한민족에 득이 되지 않는다. 저는 이 자리를 빌어서 북한은 남북관계 긴장을 조성하는 자극적인 발언을 중단하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나아가 노풍에 대한 기대감을 공개적으로 표시한데 이어 당 지도부가 대거 추모식이 열리는 경남으로 향하는 등 바람몰이를 시도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이제 6.2지방선거에서 투표로 복수하겠다던 국민들의 1년 전 약속이 실현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반면 노풍차단에 부심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나 언급은 자제하는 대신 당차원의 천안함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안보이슈'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치열한 선거전 속에 여야는 '북풍'과 '노풍'을 각각 승부수로 띄웠지만, 미풍에 그칠지 태풍이 될 지는 민심의 향배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