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덴이 지나간 자리에 태풍 덴비가 들이닥치면서 남부와 영남 충청 영동 지방에 초속 40m가 넘는 강풍과 함께 물폭탄을 퍼부으며 도심 곳곳이 물바다로 변했다.

특히 볼라덴 못지 않은 위력적인 태풍 덴비로 전국에서 최소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여러명이 다치는 등 다수의 인명피해도 컸다.

오전 11시쯤 전남 영암군 대불산업단지 내 조선 블록 전문업체에서 대형 철문이 넘어지며 공장을 덮쳤다. 이 사고로 공장 안에서 작업을 하던 직원 장모(52)씨가 숨지고 김모(57)씨가 부상을 입었다.

초속 30m 가까운 강풍과 많은 비가 내린 부산항은 입출항이 금지되면서 항만기능이 마비됐다. 부산신항은 낮 12시부터 대형선박의 입출항이 전면금지됐고 북항에서도 하역작업이 중단됐다. 

농촌에는 볼라덴이 할퀴간 흔적이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태풍이 상륙하며 과일과 비닐하우스를 날려버려 농민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이날 남부지방은 전남 목포가 시간당 40mm가 넘는 장대비가 3시간 동안 170mm의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부어 시내도로가 냇가로 변해 무릎까지 물이 차오르는 등 수중도시로 변했다.

이 때문에 차량들은 오도가도 못하고 멈춰섰고 시민들은 멈춰선 차를 빼내느라 애를 먹는 장면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새만금 방조제도 집채만한 파도가 방조제를 덮치고 강풍이 불어닥쳐 상설공연장 지붕이 찢겨지고 신호표지판이 엿가락처럼 휘어 넘어졌다. 안전펜스도 거의다 넘어갔고 상설공연장은 군데군데 찢겨나가 안에 있던 억대의 음향장비가 피해를 입었다. 연간 1천만명이 찾는 길이 33km(군산-부안)의 바닷길도 더이상 안전할 수 없음을 보였다.

광주와 전북지역도 피해가 컸다. 광주 최대산업단지인 하남산업단지는 2003년 태풍 매미 때 이후 9년만에 침수피해를 입었다. 물이 허리까지 차올랐다. 시내에서도 상가들이 하수도 물이 역류하면서 상가에 물이 들어챴다.

시간당 43mm가 내린 광주는 시내도로 22곳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전북 정읍에서는 한 고등학교에 빗물이 폭포수처럼 운동장으로 빗물이 흘러들면서 수업을 중단하고 서둘러 하교시켰다.

덴빈은 이날 밤 동해로 이동해 온대성 저기압으로 약화되며 소멸됐다. 기상청은 그러나 태풍이 소멸됐어도 동해 지역에는 비가 내릴 것으로 \에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