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풍상을 지내온 천연기념물 '왕소나무'가 태풍 볼라벤의 강풍 앞에 뿌리까지 드러내며 쓰러졌다.

용이 승천하는 모양이라고 해 용송으로도 불리는 국내 최고급 소나무인 왕소나무의 위용은 볼라벤의 위력앞에 참담하게 넘어졌다.

또 이날 오전 9시30분께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소나무도 밑동 옆의 가지 1개가 부러졌다. 2007년과 2010년 돌풍에 이어 세번째다.

부러진 가지는 서북쪽으로 뻗어 있던 지름 18㎝·길이 4.5ｍ가량 되는 비교적 큰 가지다.

높이 16ｍ, 둘레(지상 1ｍ) 4.7ｍ인 정이품송은 1993년 동북쪽 큰 가지를 강풍에 잃고 5년 뒤 바로 옆의 또 다른 가지(지름 20㎝)가 말라죽으면서 고고하던 원추형 자태를 잃었다.

2007년과 2010년 돌풍에도 지름 20㎝ 안팎의 가지가 부러지는 피해를 봤다.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는 7만톤급 대형 석탄운반 화물선이 강풍과 파도에 견디지 못하고 힘없이 두동강났다.
화물선에는 선원들이 대피하지 못한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파도가 높아 해경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광주·전남에서는 높이 32ｍ 규모의 병원 주차타워도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내부가 붕괴됐다. 28일 오전 6시40분께 광주 서구 광천동 B 안과의 12층짜리 주차타워 외부 패널이 떨어져 나가면서 내부 주차 승강기가 무너져 내렸다.

주차타워 내부에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정확한 피해는 확인되지 않지만 사고 당시 5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해에서는 해변에서 2km 이상 떨어져 바다에 떠있던 전복 가두리 양식장이 해변으로 떠밀려왔다. 양식장 시설은 찢기고 뒤엉켜 엉망이 됐고 함께 밀려온 전복이 여기저기 나뒹굴었다.

이날 오전 남해에는 집채만 한 파도와 함께 초속 51.8미터라는 기록적인 강풍이 몰아치며 3-4년 동안 정성껏 키운 전복을 삼키며 전복 가두리 시설 만 6천 칸, 100억 원어치가 하룻밤 사이 사라졌다.  광어를 키우는 육상 양식장도 강풍에 정전까지 겹쳐 엉망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