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 볼라벤이 서해를 지나 북한 평양을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뒷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볼라벤은 28일 새벽 제주를 관통해 서해상을 따라 북상하면서 한반도 전역을 강타하며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태풍은 해안 방파제를 집어삼킬 듯한 집채만한 파도를 몰아쳤고 곳곳에는 강풍이 휩쓸가면서 전봇대와 지붕, 비닐하우스, 간판, 주차타워 등 닥치는대로 파괴했다.

이번 태풍은 제주도 윗새오름에 700mm가 넘는 집중호우를 쏟아붓는 등 많은 비가 내렸지만 비보다는 최대풍속 59.2m(무등봉)의 강풍에 피해가 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8일 오후 8시 현재 태풍 '볼라벤'(BOLAVEN)의 영향으로 내국인 9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제주 인근 해상에서는 중국 어선 2척이 전복되면서 중국인 선원 5명이 사망했고 10명은 실종됐다.

이재민은 75가구 180명으로 늘었고 농경지와 비닐하우스, 축사, 과수원에 침수 피해가 대거 발생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부산 등 전국 초중고 각급 학교는 1만 5천여개교가 임시 휴교했고 전국 공항의 항공편과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이날 오전 전북 완주군 삼례읍 모 아파트 주차장에서 경비원 박모(48)씨가 강풍에 날아온 컨테이너 박스에 깔려 사망했다.
광주 서구 유덕동에서는 인근 교회에 세워진 첨탑과 외벽돌 붕괴로 인근 주택 지붕을 덮치면서 임모(89ㆍ여)씨가 벽돌더미와 무너진 지붕에 깔린 채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또 충남 서천군의 한 단독주택 옥상에서 정모(73ㆍ여)씨가 고추 말리는 건조기에 비닐을 씌우는 작업을 하던 도중 강한 바람이 불어 4m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경남 남해군 서면에서는 옆집 간이부속건물이 강풍에 전도돼 정모(80)씨를 덮쳐 병원에 이송했으나 사망했다.

이날 오전 전남 목포시 삼향동에서 고장난 병원 엘리베이터 수리를 위해 옥상에 올라간 김모(52)씨가 추락해 사망했고 전북 임실군 성수면 국도 위에서 가로수를 제거하던 범모(51)씨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다.

전남 영광군에서는 나모(72)씨가 주택담장 붕괴에 따른 머리 부상으로 병원 후송 중 사망했으며, 충남 부여군 은산면에서도 김모(75ㆍ여)가 집 주변 담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천안에서도 1명이 사망했다.

이날 오전 2시 40분께는 제주 서귀포시 화순항 인근 해상에서 중국 어선 2척이 전복되면서 중국인 선원 33명 중 5명의 시신이 인양됐고, 18명이 구조 등으로 생존이 확인됐다. 10명은 아직 실종상태다.

전남과 광주, 경남, 제주에서 주택 14동이 파손되고 61동이 침수됐다.

이 때문에 광주 4가구, 전남 38가구, 제주 31가구, 경남 1가구 등 75가구 180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마을회관이나 친척집 등에 대피 중이라고 중대본은 전했다.

제주와 광주, 전북, 경남에선 교통신호기(73곳)와 가로등(442개)이 강풍에 넘어지고 가로수(3004그루)가 쓰러졌다.
문화재 6곳과 학교 2곳, 도로 15곳, 농경지 860ha, 수산시설 40곳, 비닐하우스 357동, 축사 30동, 선박 32척, 과수원 2천87ha가 각각 침수 피해를 보았다.

정정피해도 이어져 사상 최악의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전국 주택 176만7천가구에 전기가 일시적으로 끊겼지만, 이중 89%인 156만8천호가 복구가 끝났고, 19만9천호는 복구 중이다.
인천 인천대교 운행이 통제되는 등 일반도로 11개 구간, 목포·완도·여수·통영·제주 등지로 연결되는 96개 항로의 여객선 171척을 통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