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로부터 3억원의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새누리당 현기환 전 의원이 3일 오후 전격 부산지검에 자진 출석했다.

이날 서울에서 항공편을 이용해 부산으로 내려온 현 전 의원은 "현재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모든 사실에 대해 검찰 수사에서 성실하게 답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모든 의혹은 검찰에서 밝혀질 것"이라며 "이번 의혹 제기로 심하게 명예를 훼손당해 공천헌금 의혹을 제기한 정모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공천헌금과 관련해 "쇄신 공천, 시스템 공천을 위해 저는 총선 2개월 전 불출마 선언을 했다"며 "이번 의혹이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도 있어 진실규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 전 의원은 새누리당 부산 중.동구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낙천된 뒤 비례대표를 신청해 23번으로 당선된 현영희 의원으로부터 지난 3월 2차에 걸쳐 3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갑작스런 현 전 의원의 검찰 출석은 대선을 앞두고 당에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해 자진해 이뤄졌으나 검찰은 자료 검토와 고발인 신병확보 등 사전 조사가 안 된 상황이어서 출석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금을 운반했다는 현 의원의 전 운전기사인 정 모씨는 현금이 담긴 쇼핑백 사진과 현 의원과 현 전 의원 등 3자 대면과 대화내용 등을 선관위에 제출했고 선관위는 검찰에 현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현 의원의 차에 현금을 싣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4·11 총선기간 현 의원의 일정과 통화내용 등 돈을 건넨 정황을 기록한 수첩을 선관위에 제출한 현 의원의 수행비서 출신 정모(37)씨를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자료검토와 정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마무리하는대로 현 전 의원과 현 의원을 공식 소환해 비례대표 공천에 영향력을 미쳤는지와 이 과정에서 돈거래를 했는지에 대해 본격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새누리당은 현 의원과 현 전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