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가운데 7명은 정부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 발표를 믿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20일 발표한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결론에 대해 국민의 30% 남짓만 믿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가 지난 7일 발표한 '2010 통일의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정부 발표에 대해 '전적으로 신뢰한다'(6.4%)와 '신뢰하는 편'(26.1%)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2.5%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6월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국민 안보의식 여론조사' 때 75.4%가 믿는다고 응답한 것과 비교할 때 정부의 천안함 조사에 대한 국민들이 불신감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2010 통일의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믿지 않는다('전혀 신뢰하지 않는다'(10.7%), '신뢰하지 않는 편'(25%))고 답한 사람은 믿는다고 답한 사람보다 약 3% 가량 높은 35.7%로 나타났다.
 
그밖에 31.7%에 해당하는 사람은 '반반'이라고 대답했다.

이 조사는 지난 7월 전국 16개 시·도 만 19살 이상 성인 남녀 1만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8%다.
 
따라서 믿는다와 믿지 않는다는 응답자의 비율 3.2%는 국민들 중에서 "믿지 않는 사람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는 유의미한 수치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진보 성향일수록,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천안함 조사결과를 믿지 않는 경향이 강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또 천안함 사건의 발생원인과 관련해서도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책이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천안함 사건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원인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절반을 넘는 응답자의 54.6%가 '매우 혹은 다소 동의한다'고 대답해다. 또 '별로 혹은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17.3%에 불과했고, '반반'이라는 응답도 28%에 달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믿는다는 국민은 행정안전부가 지난 6월 실시한 '국민 안보의식 여론조사' 때 75.4%가 믿는다고 응답했던 것에 비하면 급격하게 줄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 3월26일 저녁 9시 무렵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하자 3월30일 합조단을 꾸려 조사에 착수해 5월20일 '천안함은 북한 연어급 잠수함이 발사한 중어뢰 CHT-02D에 의해 격침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는 조사 경과 발표과정에서 사고시간 수정이나 TOD 동영상이 없다거나 편집의혹 등 여러차례 말을 번복하거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았다. 
 
이 때문에 △천안함에서 발견된 흡착물이 폭발에 의한 것이 아니다 △매직펜으로 쓴 ‘1번어뢰’라는 글씨가 지워지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천안함은 북한 피격이 아닌 좌초 등 다른 원인에 의해 침몰한 것이다 △천안함의 사고 시각이 정부 발표와는 다르다 △정부가 폭발 순간을 찍은 TOD 동영상을 숨기고 있다는 각종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한편 천안함 사건으로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더 늘어났다. 통일이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률은 지난해보다 증가한 24.7%인 반면 전혀 필요없다는 응답률은 지난해보다 줄어든 4.0%에 불과했다.
 
특히 '반반 또는 그저 그렇다'고 응답한 것은 지난해 23.6%에서 20.4%로 줄었다. 이는 통일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가졌던 국민들이 통일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돌아선 것이다.
 
통일이 돼야하는 이유는 '같은 민족이기 때문(43%)으로 가장 많았지만 참여정부때의 57.9%보다는 줄었다.
 
반면 통일이 돼야하는 이유를 '남북한 간에 전쟁위협을 없애기 위해가 24.1%로 현 정부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여 현정부의 남북관계 악화를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