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멘토였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관련 재판에서 자신이 받은 돈이 한나라당 대선자금이었이었다는 법정진술이 나왔다.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 전 위원장측이 세운 증인의 증언도 나왔다.

이에따라 최시중 전 위원장이 대선자금에 대해 입을 열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최 전위원과 이 대통령의 관계를 고려할때 그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검찰 소환을 앞둔 4월25일 "대선 여론조사에 사용했다"고 했다가 파문이 일자 다음날 "개인적 용도로 썼다"고 말을 바꿨다. 이어 이번에는 또다시 말을 바꿔 '한나라당 대선경선 자금으로 받았다'고 했기 때문이다.

최 전 위원장은 서울 양재동 복합화물터미널 파이시티 인허가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측이 "파이시티 전대표로부터 받은 돈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경선용 필요자금"이라고 밝혔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정선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1차공판에서 최 전 위원장의 변호인은 "검찰이 (공소장에서 수수했다고) 주장하는 8억원 가운데 2억원은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히고 "6억원도 성공한 사업가로부터 대선 경선을 위한 필요자금을 순수하게 받은 것"이라고 진술했다.

최 전위원장 변호인은 또 "금품을 전달한 고향 후배 이모씨와 최 전 위원장의 관계로 볼 때 그런 금전거래가 불가능하다. 청탁의 대가로 돈을 받은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 전 위원장은 2006년 8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파이시티 사업 인허가 알선 명목으로 이씨로부터 13차례에 걸쳐 모두 8억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지난 5월 구속 기소됐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이씨는 검찰 증인신문에서 "최 전 위원장이 이정배(55) 전 파이시티 대표와 자신을 서울의 한 호텔로 불러 '경선 등을 진행하려면 언론포럼을 운영해야 하는데 참여하겠나'라고 물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이 전 대표가 이것을 자금 지원 요청으로 이해했고,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2006년 7월부터 1년간 매달 5천만원씩 최 전 위원장에게 줬다"고 증언했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 4월25일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자신이 받은 돈을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자금으로 썼다"고 밝혔다가, 정치권에 파문이 일자 하루 만에 "개인용도로 사용했다"고 말을 바꾼 바 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갑자기 말을 바꾼 경위에 대해 청와대에서 불만을 표시했거나 물밑 여러가지 해석이 나왔다.

최 전 위원장측이 말을 바꾼 것에 대해 청와대에 메시지를 던지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알선수재가 아닌 단순 정치자금이란 부분을 부각해 혐의를 벗어나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수사 결과 발표 당시 대선자금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번 진술은 상반된 것이어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