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가 IT 서비스 일감 몰아주기를 한 SK그룹(회장 최태원)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최태원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SK C&C에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줌으로써 계열사들은 손해를 보면서 최 회장과 SK C&C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에 제재를 가한 것이다.

공정위는 8일 SK그룹 7개 계열사가 C&C와 시스템 관리 및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해 SK C&C를 부당 지원했다며 과징금 346억61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과징금이 부과된 계열사는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네트웍스 ▲SK건설 ▲SK마케팅앤컴퍼니 ▲SK증권이다.

공정위는 "이들 기업이 인건비와 유지보수요율을 높여 부당 지원을 했다"고 밝혔다.

이들 7개 계열사는 SK C&C와 수의계약 방식으로 5년, 10년씩 장기간 IT서비스 아웃소싱 위탁계약을 체결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 6월말까지 아웃소싱 대가로 7개 기업이 SK C&C에게 1조7714억원을 지급했으며, 이 중 인건비가 9756억원이었다.

공정위는 SK 7개 계열사가 인건비 산정기준을 지식경제부 고시 소프트웨어(SW) 개발자 노임 단가에 딱 맞춰 시가보다 높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인건비 단가를 고시단가 보다 낮게 정하는 것이 2008년 이후 거래관행인데 고시단가를 그대로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의 경우 고시 단가에 97%에 맞춰 인건비를 책정했다.

공정위는 또 SK텔레콤이 시스템 및 전산장비 유지보수요율을 높게 설정해 SK C&C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다른 SK 계열사들의 경우 10% 수준의 유지보수요율을 적용하는데 SK텔레콤만 약 12% 유지보수요율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또 조사과정에서 SK C&C 및 소속 임직원들이 업무 관련 자료를 삭제하고 조사 중인 자료를 탈취해 빼돌리는 등 조사를 방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SK C&C에 대해 조사 방해혐의로 2억9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SK그룹 7개사는 공동명의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SK그룹은 SK C&C 차원에서 조사방해혐의에 대해서는 사과한다면서도 부당 내부거래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SK그룹사들은 "(공정위가) SK 7개 계열사가 손실을 보고 SK C&C와 대주주가 이익을 얻었다고 발표했으나 부당한 지원이 아닌 정상적인 거래를 기반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조사의 핵심이 SK 각 사가 준용한 정부고시 단가와 유지보수요율 적용에 관련한 것인데, 정부의 권고기준과 시장의 합리적인 수준에 기초한 정상적 거래를 했다"고 해명했다.

SK는 또 향후 법적 조치 등 가능한 절차와 모든 방식을 통해 SW산업 및 통신업의 특성과 현실을 소명하고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