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는 가운데 농어촌공사가 골프장에 농업용 저수지 물을 팔기로 계약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요즘 같은 가뭄에 대비해 만든 농저수지의 물을 논밭이 아닌 골프장에 물을 공급하고 나서 타들어가는 농심은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

농어촌공사 해남지사는 지난 15일 해남 파인비치골프장과 화원 신덕저수지 물 판매 계약을 했다.

해남지사는 하루 2천800t(연간 56만t)씩을 앞으로 3년간 t당 93원에 팔기로 했다.

저수율이 60%를 넘으면 아무 때나 쓸 수 있다.

저수율이 40~60%일 때는 이장 등으로 구성된 유지관리위원회의 동의를 받기로 계약했다.

그러나 해남농민회 등 농민들은 농업용 물 골프장 판매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해남농민회는 해남지사가 신덕저수지 저수율이 60% 아래로 떨어졌다며 농업용수를 차단하고 제한 급수로 전환하면서도 전날 골프장에 물을 공급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최창탁 농민회장은 "'제발 물 좀 달라'는 일부 농민의 요구에는 관리지역 운운하며 주지 않으면서도 관리지역도 아니고 사용 목적에도 어긋난 골프장에 물을 팔아먹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물이 없어 농작물은 타들어가고 있는데 골프장에 물을 파는 농어촌공사의 어이없는 행정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해남지사는 해남군과 신덕저수지의 물을 쓰는 마을 이장들로부터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설령 절차상 동의를 받았다해도 이 가뭄에 한가한 사람들이 모여 취미활동을 하기 위해 만든 곳에 농수를 쓴다는 것은 정신 나간 행정이란 비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