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재래시장과 중소상인 보호를 위해 대기업의 무분별한 확장과 영업행위 규제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상위법(유통산업기본법)과 행정절차를 위반했다는 판결을 내놨다.

서울 송파구와 강동구 소재 대형마트 6곳과 41개 기업형수퍼마켓(SSM) 매장은 법원판결이 나자마자 일요일(24일) 영업을 일제히 재개했다.

그러나 법원은 강제휴업의 정당성은 인정해 지자체가 조례 개정 등 행정절차 보완을 통해 강제휴업을 실시할 수 있는 길은 열어놨다.

이에 대해 해당 지자체는 조례 개정 등 절차를 보완해 강제휴업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오석준)는 롯데쇼핑, 이마트, 홈플러스, GS리테일, 메가마트, 에브리데이 등 6개 대형마트 및 기업형수퍼마켓 운영업체가 영업시간제한과 의무휴업 조치에 반발해 서울 강동구청장과 송파구청장을 상대로 낸 영업시간제한 등 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22일 "영업시간 제한을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강동구와 송파구는 지난 3월과 4월 지역내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시간을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을 제한하고 둘째, 넷째 일요일은 강제휴무하도록 하는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유통산업발전법이 영업시간 제한과 휴업일 지정권한을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주고 있는 한 지방의회가 만든 조례를 무조건 따르게 한 것은 무효"라고 밝혔다.

또 강동.송파구가 조례를 시행하기 전에 당사자(유통업체)에 그 내용을 알려주고 의견을 듣도록 행정절차법이 규정하고 있는데 송파구는 이것 역시 지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 SSM 업체들은 매장이 있는 다른 지자체를 상대로 모두 소송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