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쇼크에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 증시의 동시 급락이 직격탄에 코스피 1800선이 무너졌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증시도 동반 급락하며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에 빠졌다.

국내외 금융시장에 공포가 다시 번지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의 입에서 대공황 이후 가장 큰 충격이 올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개장 초부터 50포인트 넘게 급락한 코스피는 끝내 낙폭을 줄이지 못한 채 4일 연속 하락했다.

오후 들어 장중 한때 연중 최저치인 1776 포인트까지 떨어졌다가 51.38 포인트, 2.8% 하락한 1783.13에 장을 마쳤다. 하락폭은  5월18일(3.4%), 16일(3.1%)에 이어 올들어 세번째다.

그리스와 스페인과 같은 유럽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고 중국의 5월 서비스업 지수가 악화됐다는 발표가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무엇보다 지난 주말 뉴욕과 유럽 등 글로벌 증시 폭락이 세계 경기의 둔화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이날 하루 만에 시가총액 30조 원 이상이 증발했다.

지난달 3조 4000억 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들은 2700억 원 이상 매도했고, 기관도 900억 원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코스닥 지수는 4.5% 급락한 450선까지 추락해 올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중국 -2.73%, 대만 -2.98%,  홍콩 -2.01%, 호주 -2.03% 등 2% 이상 하락했고 일본도 -1.71% 하락했다. 인도만이 0.14% 상승했다.

그리스가 재선거를 앞두고 유로존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어 당분간 불안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우증권 김학균 팀장은 "유럽 재정 위기 해결을 위한 가닥이 잡힐 때까지는 주식시장의 불안한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펀더멘털을 강조하며 안정론을 펴왔던 정부에서도 그동안 안정을 강조하던 입장에서 가장 높은 수위의 우려가 나왔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4일 간부회의에서 "유럽사태는 자본주의 역사의 흐름속에서 1992년 대공황에 버금가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그동안 위기에 따른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해왔지만 이제 실전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긴장을 보였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유럽 위기 발발 이후 정부 고위당국자의 발언 중 가장 높은 수위의 경고메시지다.

김 위원장은 "2008년 리먼 사태 당시 미국은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효과적으로 위기에 대처했지만 유럽은 국가간 이해관계가 다르고 정치적 리더십도 발휘되지 못해 위기의 본질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6월 말에 예정 되어있는 FOMC라던지 유로 정상회담 등을 통해서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환율도 최근의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4원30전 오른 1달러 1182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