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수질오염 연구용역을 수주하기 위해 연구기관 연구원과 대학교수들이 서로 짜고 편의를 봐주고 3억5천만원의 연구비를 빼돌린 일당이 적발됐다.

대구지방경찰청 수사2계는 횡령 등 혐의로 대구경북연구원 책임연구원 N(45)씨, 모 대학 교수 S(52)씨, 물 관련 전문회사 대표 C(37)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대구경북연구원의 녹색환경팀장인 N씨는 경북도, 국립환경과학원 등에서 발주한 '낙동강 오염총량 관리 기본계획'의 시행계획 연구용역 수주를 알선하는 대가 등으로 연구비 3억5천만원을 가로챘다.

특히 N씨는 연구용역 수행을 총괄하면서 전문 지식이 없는 친ㆍ인척이나 후배들을 연구원으로 등록해 연구비를 빼돌렸고 S씨는 이를 알면서도 자신의 연구 실적을 높이기 N씨의 범행을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또 N씨는 연구보고서에 대한 평가를 잘 받기 위해 가로챈 연구비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들에게 향응도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대구경북연구원과 국립환경과학원 소속 연구원들의 부당한 업무 처리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연구용역 사업에 문제가 드러난 만큼 관련 자료를 국민권익위원회와 환경부에 통보할 예정이다.

대구경찰청은 "이번 수사 결과 일부 오염원 조사연구 과제의 경우 기초 조사인 수질 분석이나 수생태 조사도 하지 않았다"며 "게다가 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자료도 확인하지 않고 연구 보고서에 끼워 넣는 등 부실한 연구를 해 낙동강 수질관리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