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계좌 발언과 관련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소환조사한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억 차명계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잠정 결론지었다.

노 전대통령의 유족들이 사자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백방준)는 조사결과 "우리은행 삼청동 지점 계좌에서 노 전대통령의 차명계좌로 의심되는 돈이 없는 것은 물론 청와대 제2부속실 직원 명의로 20억원이 든 계좌 자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대검관계자를 인용해 동아일보가 2일 보도했다.

또 노 전대통령에 대한 수사 당시 대검중수부가 20억원의 차명계좌를 추적하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계좌추적에 나선 사실도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대검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따라 조 전 청장은 노 전대통령의 차명계좌 주장을 입증할만한 증거나 정황을 대지 못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검찰은 조 전청장이 차명계좌설을 입증할 정황을 제시하지 못하면 불구속기소해 재판에 넘길 방침으로 알려졌다.

조 전창장은 지난달 9일 검찰조사에서 "2009년 검찰 수사 당시 권양숙 여사 비서 2명의 계좌에서 20억원 가량의 뭉칫돈이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았고 이를 강연에서 언급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계좌번호는 모르지만 우리은행 삼청동 지점으로 알고 있으며 대검 중수부가 당시 계좌추적까지 벌였다"며 "당시 청와대 제2부속실 행정관이 10명이었으니 은행에서 이름을 대조해 보면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검찰로 떠넘겼다.

그러면서 누구에게 보고받았는지는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대검중수부 수사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권 여사의 당시 제2부속실 직원들은 "권 여사가 시장을 봐오라며 생활비로 10만원권 수표 20장(2백만원)을 줬는데 이 수표를 직원계좌에 넣고 대신 신용카드로 썼다"는 부분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따라 조 전청장을 상대로 그런 얘기를 전한 사람과 내용을 밝히는 등 차명계좌설을 믿을만한 정황을 검찰에 제시하지 않는 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간주해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실세 사실이 아니더라도 믿을만한 정황입증도 검찰이 아니라 조 전청장이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조 전 청장은 검찰이 조사해보면 나올 것이라고 했었다.

조 전 청장은 동아일보에 자신을 신뢰하는 사람에게 들었다며 검찰에서 밝히지 않아 기소된다 하더라도 전달자를 밝히지 않겠다며 검찰이 적극적으로 차명계좌를 밝히지 않는다면 결국 법정에서 진실을 파헤칠 수 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조 전 청장은 지난 2010년 3월 기동대 강연에서 차명계좌가 발견됐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 전 대통령 유족으로부터 고소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