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준에 맞춰 처음 산출한 우리나라의 국가자산과 부채가 발표됐다.

31일 기획재정부가 처음 국가재무제표를 도입해 집계해 국회에 제출한 2011년말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국가자산은 1523조원, 국가부채는 774조원으로 집계됐다.

국가재무제표 도입으로 국가자산과 국가부채 모두 늘어났다.  

자산실사와 재평가를 거쳐 산정한 국가자산은 유동자산 263조원, 투자자산 483조원, 일반유형자산 493조원, 사회기반시설 275조원 등 총 1523조원이다. 이전엔 계상되지 않았던 도로, 항만 등 사회기반시설과 건설 중이거나 소유권 등기 이전 자산 등이 새로 국가자산으로 포함되면서 국가자산이 증가했다.

특히 부채는 자산증가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무려 350조원이나 급증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넘는 50.38%에 달했다.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공식 국가부채는 402조원이다. 이번에 발표된 국가부채에는 공무원, 군인연금 342조원이 포함됐다.

물론 국가부채가 없던 것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아니다. 당장 값아야 할 것도 아니다.

하지만 국가가 언젠가는 책임져야 하는 연금충당부채라는 점에서 국가부채에 포함됐다.

국가부채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결산방식을 지금까지의 현금주의 방식을 적용 하지 않고 발생주의 원칙과 복식부기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현금주의 방식은 외상거래할때 돈이 오고가야 회게처리를 하는 반면 발생주의는 외상거래 시점에 회계처리된다.

국가재무재표는 민간기업의 연결재무재표처럼 국가의 재무상태를 한눈에 볼수있다는 점에서 국가재정운용에 도움이 된다.
  
이와관련 이태성 재정부 재정관리국장은 "일반회계 등과 달리 정부가 가진 모든 자산의 가치를 산정하고, 국채·차입금 등 확정적 '채무' 이외에 연금충당부채 등 발생 가능한 '부채'를 모두 집계했다"며 "그동안 국가살림을 엑스레이(일반·특별회계)로 봤다면, 이제는 엠아르아이(국가재무제표)로 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국가부채 급증에 따른 우려를 안심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국가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50.38%로 미국(567%)이나 프랑스(200%), 영국(185%)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전한 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연금충당부채는 주요국에 비해서는 낮은편이다. 지난해 기준 연금충당부채는 GDP의 27.6%로 미국(39%), 영국(77%), 독일(41%), 프랑스(50%)에 비해 크게 낮다.

그러나 연금충당부채는 2007년 GDP의 25.7%, 251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4년만에 1.9%, 90조원이나 늘어 정부 부담이 커졌다.

게다가 발생주의 원칙으로 산정한 국가자산결산은 미래발생 가능한 부채까지 국가부채에 간주해 회계투명성을 높이고 보다 적극적인 장기재정계획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국민연금 공기업 부채 등이 누락되는 등 여전히 부족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금 방식으로는 국민연금이나 공기업 부채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우리 현실에선 이 두 가지 역시 국가가 부담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제출된 국가재무제표는 지방정부 결산과 내부거래 제거작업을 거쳐 연말쯤 최종 확정된다.

한편 국가자산 가운데 영종도와 송도국제신도시를 연결하는 총연장 18.38km의 인천대교가 자산가치 1조 2,400억원으로 가장 비싼 다리이고 정부가 소유한 물품 중에 가장 비싼 것은 기상청 슈퍼컴퓨터 '해온'과 '해담'으로 35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