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준에 맞춰 우리나라의 국가 자산과 부채를 새로 집계한 결과, 국가부채가 350조 원이나 늘어 774조원에 달했다.

정부가 처음 국가재무제표를 도입해 산정한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가자산은 1,523조원, 부채는 774조원으로 집계됐다. 국가재무제표는 민간기업의 연결재무제표처럼 국가의 재무상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목록이다.

국가자산 가운데 영종도와 송도국제신도시를 연결하는 총연장 18.38km의 인천대교가 자산가치 1조 2,400억원으로 가장 비싼 다리이고 정부가 소유한 물품 중에 가장 비싼 것은 기상청 슈퍼컴퓨터 '해온'과 '해담'으로 350억원이다.

국가채무는 국채와 차입금 등을 포함한 국가부채는 774조원으로 국내 총생산의 63%에 해당하는 수치다.

정부는 이번에 현금주의 방식 대신 국제기준인 발생주의 회계와 복식부기 원칙을 적용했다. 그 결과 나라빚은 종전보다 350조원이 늘어났다.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공식 중앙정부 국가채무는 402조8000억 원이었다. 

현금주의는 외상거래를 할 때 돈이 오고 가야 회계처리를 하지만 발생주의는 외상거래 시점에 회계처리가 된다. 이로 인해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국가가 지급해야 할 공무원. 군인연금에 필요한 돈 등이 부채에 포함된다.

이에따라 기존 국가부채로 인식돼온 국채와 차입금 이외에 발생주의 적용으로 충당부채. 미지급금 등이 모두 포함됐다.

이와관련 이태성 재정부 재정관리국장은 "일반회계 등과 달리 정부가 가진 모든 자산의 가치를 산정하고, 국채·차입금 등 확정적 '채무' 이외에 연금충당부채 등 발생 가능한 '부채'를 모두 집계했다"며 "그동안 국가살림을 엑스레이(일반·특별회계)로 봤다면, 이제는 엠아르아이(국가재무제표)로 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국가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50.38%로 미국(567%)이나 프랑스(200%), 영국(185%)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전한 편이라고 밝혔다.

정부 부처 가운데 국가소유 사회기반시설을 관리하는 국토해양부가 자산이 가장 많은 부처로 기록됐고 기획재정부는 국고채 등 각종 부채를 관리하는 탓에 빚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재무제표는 민간기업의 연결재무제표처럼 국가의 재무상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목록이다.

기획재정부는 31일 국회에 이런 내용을 담은 국가자산보고서를 제출했다.

한편 지난해말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전체자산 규모(금융자산 제외)는 7,778조6,000억원(2010년말 기준)으로 전년보다 344조(14.6%), 10년전보다 2.3배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