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과 영업정지된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의 수상한 거래에 천신일 세중나모(69.구속집행정지) 회장과 김승유(69) 하나금융 회장이 개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은 천신일(69·구속집행정지) 세중나모 회장과 김승유(69)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이뤄진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 과정에 개입한 단서를 확보하고 수사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의 초점은 하나금융과 미래저축은행 김찬경(55·구속)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이들에게 "유상증자에 도움을 달라"고 부탁하며 대가를 건넨 게 있는지 여부다.

합수단은 최근 김 회장에게서 "천 회장을 통해 김승유 당시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소개받았고 그에게 부탁해서 145억원의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체 대표에게서 여러가지 청탁성 금품 47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로 2010년 12월 구속기소된 천 회장은, 지난해 8월 건강 악화를 이유로 구속집행이 정지됐다.

지난해 8월은 금융감독원의 저축은행 영업정지 조치가 임박한 시점이었다.

검찰 안팎에선 김 회장이 영업정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마당발'인 천 회장을 찾은 것으로 보고 있다.

천 회장은 주거가 병원으로 제한되고 외부인 접견도 통제되는 상황이었지만, 전화를 통해 김 회장의 부탁을 받고 김승유 회장을 김찬경 회장과 연결해준 것으로 합수단은 보고 있다.

그러나 천 회장은 미래저축은행의 퇴출설이 나오기 시작한 올해 2~3월께 김찬경 회장에게 "이제는 나한테 연락하지 말라"며 관계를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회장은 지난해 8월 이후 구속집행정지 결정이 계속 연장돼 지금까지 삼성서울병원에 머물고 있다. 김승유 회장은 올 3월에 회장에서 물러났다.

천 회장의 소개로 김찬경 회장이 김승유 회장을 만난 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9월, 미래저축은행에 145억을 투자했다.

미래저축은행 소유의 그림 5점, 김찬경 회장 등의 주식과 서울 압구정동 소재 아파트, 미래저축은행 서초동 사옥 등을 담보로 잡았는데 금융계에서는 담보가치 평가가 어려운 그림을 담보로 이뤄진 이례적인 투자라는 평가가 많았다.

합수단은 이와 함께 김찬경 회장이 차명소유하고 있는 충남 아산의 '아름다운 골프장' 회원권 18억원어치를 하나은행이 보유하게 된 경위도 파악중이다.

이와 관련해 김승유 전 회장은 김찬경 회장을 만났는지 여부에 대해 "노코멘트", 김찬경 회장이 지인을 통해 지분투자를 요청해 왔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게 얘기할 수 없다"고 대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