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기아자동차의 차량 결함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NHTSA가 소비자 민원이 1건 제기된 것을 계기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게에서는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나자 미국이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해 ‘견제구’를 던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NHTSA는 기아자동차의 2010년식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CUV) ‘쏘울(SOUL)’의 조향(steering) 장치 결함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NHTSA는 지난 15일 웹사이트를 통해 쏘울의 스티어링 샤프트(Steering Shaft)가 스티어링 휠(wheel)에서 분리돼 조향능력이 완전히 상실되고, 브레이크(제동) 능력을 방해하는 상황까지 갔다는 소비자 민원 1건이 접수돼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스티어링 휠은 운전대를 뜻하며 스티어링 샤프트와 분리될 경우 방향 전환이 안돼 자칫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NHTSA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차량 결함을 지적해 대규모 리콜 사태를 촉발시킨 기관이다.

NHTSA의 예비조사 대상은 쏘울 5만여대다.

NHTSA는 “조향 통제력 상실이 주행거리가 얼마 안되는 신형 차량에서 경고없이 발생하고 브레이크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친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불만을 제기한 쏘울 소유자는 2개월 동안 6900㎞를 운행했다. 이와 관련, 기아차미국법인(KMA)의 존 크로 서비스 담당 부사장은 “회사가 NHTSA 조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로 부사장은 민원을 야기한 스티어링 문제로 인한 사고나 부상자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기아차는 긴장한 가운데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도 “조향 관련 부분에서 문제가 1건 발생해 미국 측에서 원인 규명을 요청해온 상태로 자체적으로도 조사 중”이라며 “기계 결함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조립 불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쏘울에 사용된 조향장치는 유압식”이라며 “국내에서는 이보다 발전한 전자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GM 등 자동차 ‘빅3’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기에 처한 뒤 전기자동차 등을 내세워 부활을 꿈꾸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차에 대한 견제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도요타가 주춤한 틈을 타 현대·기아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2월 5.3%에서 올 1월 7.5%로 성장했다. 6월과 7월에는 각각 8.4%와 8.5%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지난해 3월 미국시장에 선보인 쏘울은 미국내 박스형 소형차 부문에서 닛산 큐브, 싸이언 xB 등을 제쳤다. 올해 들어 7월까지 큐브는 1만7046대 팔린 데 비해 쏘울은 2배가 넘는 3만6657대가 팔렸다. 특히 쏘울은 미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선정한 ‘올해의 최고 안전한 차’ 27개 모델 중 하나로 뽑힌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요타 리콜 사태로 미국인들이 자동차 안전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면서 미 교통당국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NHTSA는 지난 15일 웹사이트를 통해 쏘울의 스티어링 샤프트(Steering Shaft)가 스티어링 휠(wheel)에서 분리돼 조향능력이 완전히 상실되고, 브레이크(제동) 능력을 방해하는 상황까지 갔다는 소비자 민원 1건이 접수돼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