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성, 결혼과 자녀보다 자기계발 원해

자신의 윤택하고 자유로운 삶을 위해 결혼과 자녀를 미루는 현상이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2월 보건복지부가 전국의 미혼남녀(20~34세) 33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혼·출산 동향조사에 따르면 결혼의향이 있는 남성은 75.7%였다. 이는 2005년 조사(82.5%) 때보다 7%포인트 가량 떨어진 수치다. 여성은 같은 기간 73.8%에서 73.1%로 사실상 별 변화가 없었다. 또 “자녀를 반드시 갖고 싶다”는 남성은 24.3%로, 2005년 조사(54.4%) 때보다 절반 넘게 줄었다. 여성의 감소폭(42.1%→24.0%)보다 크다.

이런 조사결과는 자손을 낳아 대를 잇고자 하는 남성의 오랜 역할에 대한 가치관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가장 큰 이유로는 고용불안정과 소득부족 등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많았다. 결혼과 육아에 대한 경제적, 심적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기피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결혼과 자녀는 미루고 오히려 자신의 외모나 취미생활에 더 많이 투자하고자 하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이는 미혼인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결혼을 하지 않은 채 외모나 자신에 대한 계발 의지가 큰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가정과 전통을 중시하는 유교사상이 짙은 한국에서 놀랄만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꽃보다 남자? 네일아트, 성형수술 받는 남자들

최근 글루밍족(자신의 외모에 투자하는 남성들을 일컫는 말)이나 초식남(상냥하고 가정적이지만 이성과의 연애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은 젊은 남성을 지칭하는 말)이 늘면서 그들 사이에서 몸매관리를 위한 운동은 물론 피부관리에 성형수술까지, 외모관리에 있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남성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즉 이제 아름다움은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것. 남성은 남성다움을, 여성은 여성다움을 강조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성 화장품과 패션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으며 그들만을 겨냥한 뷰티산업은 불황을 잊은 지 오래다.

그랜드성형외과 유상욱 원장은 “남성들의 성형 상담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제는 여성 못지않게 남성들의 성형상담이 낯설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고 말하고, “주걱턱이나 돌출입인 남성의 경우 콤플렉스를 동반한 경우가 실제로 많아 비즈니스를 위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어 양악수술을 상담하는 경우가 많다. 또 남성의 성형 중 가장 많이 수술 받는 부위는 코성형이다. 코는 얼굴중앙에 위치해 사람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주요요소중 하나로 특히 남성들의 관심이 높은 부위다”라고 설명한다. 또 유 원장은 “최근에는 나이 많은 미혼남성이 늘어나면서 좀더 동안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적극적인데, 보톡스 시술이나 모발, 피부관리를 받는 남성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미혼남성들, 내겐 너무나 불편한 결혼?

이번 보건복지부의 조사결과처럼 앞으로도 한국에서 결혼의향이 없거나 늦추려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삶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 선택하는 자기계발이나 외모에 대한 투자에 대한 인식 또한 점점 보편화 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미혼인 남성뿐만 아니라 기혼남성을 비롯하여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점차 확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