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KNOC)가 영국의 원유탐사업체인 다나 페트롤리엄 피엘시(Dana Petroleum PLC사. 이하 Dana)에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섰다.

한국석유공사(사장 강영원)는 20일 오후 3시부로 다나 주주들에게 주식 현금인수 공개 제안 발표문을 런던주식거래소에 공시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지난 6월 Dana사에 예비제안을 한 후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다나 이사회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주주들에게 직접 현금인수 공개제안을 하게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M&A는 다나의 보통주 및 전환사채 현금인수 방식이며 제안가격은 주당 18파운드로 총 공개제안 가치는 18억 7000만 파운드(보통주 및 전환사채 100% 인수시), 우리돈으로 3조 4000억원 규모로 인수에 성공하게되면 두산의 밥캣(51억달러), 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비스트에너지인수(39.5억달러)에 이어 국내기업의 해외M&A로는 3번째 규모다.

또 이번 인수합병이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의 원유자주개발률은 10%를 넘어 처음으로 두자릿수대로 올라갈 전망이다.

석유공사가 제안한 주당가격은 전날 종가 16.95파운드에 비해 6.2% 높은 가격으로 석유공사의 다나 인수 관련 최초 공시(7월1일) 직전 가격에 비해 59% 높은 수준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지난 6월 다나에 예비제안을 한 후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다나 이사회와 합의에 이르지 못해 결국 주주들에게 직접 현금인수 공개제안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사측은 런던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현재 48.6%의 주주로부터 '매각의향서(LOI)`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50%를 초과하는 지분을 얻게 되는 경우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지만 상장폐지까지 시키기 위해서는 규정에 따라 75%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석유공사는 영국 관련규정에 따라 공개매수 발표 후 28일 이내에 주주들에게 제안문서를 보내고 후속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사측은 런던에 공시한 발표문에서 "우리가 제시한 주가는 다나가 추진중인 개발사업과 잠재적 탐사능력까지 모두 공정하고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주주들의 동참을 요청했다.
 
석유공사는 그동안 다나측에 지난 6월 최초 제시한 15억파운드에서 가격을 높여 17억파운드 안을 제시했지만 다나 이사회는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주장하며 지난 13일 인수안을 공식 거부했다.
 
석유공사가 다나를 최종 인수할 경우 한국의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은 지난해 기준 9%에서 10.7%로 올라갈 뿐 아니라 해외석유개발사업 거점을 현재 미주와 옛 소련 지역에서 북해와 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
 
다나는 영국 북해와 이집트, 북서 아프리카 등 9개국 37개 광구에서 하루 3만8700배럴의 석유를 생산(매장량 2억2300만배럴)하고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원유탐사업체다. 지난해에는 캐나다 기업으로부터 네덜란드 북해 지역의 자산을 사들이기도 했다.
 
석유공사는 하루 원유생산 규모를 기존 1억3000만배럴에서 2012년까지 3억배럴로 두 배 이상 늘리기 위해 다양한 해외 인수합병(M&A)과 개발을 추진해 왔으며, 이를 위해 올 한해에만 6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한편, 다나측은 이날 오후 6시(한국 시간) 공시를 통해 석유공사는 아직 다나의 지분을 전혀 확보하지 못 했으며, 오는 27일 중간보고 전까지 석유공사측의 접촉에 대해 일체의 반응을 하지 말 것을 주주들과 채권 보유자들에게 이사회가 권고했다고 밝혔다.
 
다나의 지분은 대부분 투자회사들이 보유중이다. 슈뢰더 투자(Schroder Investment Mgt.)가 13.42%, 제이피모간(JPMorgan Asset Mgt.)이 4.93%, 할비스 자산운용(Halbis Capital Mgt.)이 4.00%, 리갈앤제너럴(Legal & General Inv. Mgt.)이 3.88%, 블랙록 투자(BlackRock Inv Mgt)가 3.87%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석유공사의 적대적 M&A 시도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오후 7시45분(한국시각) 현재 런던에서 다나 주가는 전날보다 5.7% 급등한 17.92파운드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