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의장단은 13일 전날 폭력사태로 회의가 중단된 중앙위원회를 전자투표 형태로 속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당 간부는 전날 11시 반 정회선포 당시 속개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며 당규에 어긋난다고 반발해 논란이 예상된다.

통진당 심상정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회된 중앙위원회를 13일 오후 8시부터 14일 오전 10시까지 전자투표 방식으로 운영위를 속개해 ▲당헌 개정안, ▲당 혁신결의안,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쇄신안을 의결한다고 밝혔다.

당권파 일각에서 폭력까지 동원해 원활한 의사결정을 막고 있는 만큼, 물리력 행사가 불가능한 온라인 투표를 통해 쇄신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도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유시민, 조준호 공동대표와 함께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심 공동대표는 유시민 공동대표와 오후 2시부터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중앙위 토론회를 거쳐 전자투표로 중앙위 안건을 처리키로 했다.

그러나 통진당 장원섭 사무총장은 의장단의 결정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장 사무총장은 "심 공동대표가 12일 중앙위 정회 선포 당시, 속개 시간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 당헌·당규에 어긋난다"며 "중앙위를 새로 개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사무총장은 "(전자투표 개최에)가담한 당직자들에게는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당규에 따라 엄격히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심 공동대표는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속개 시간을 알려야 했지만 어제 중앙위 정회는 폭력에 의한 것"이라며 "상황이 불가피했다"고 반박했다.

전자투표 효력과 관련 심 공동대표는 전자회의를 통한 중앙위 속개 필요성을 강조하고 과거 전례를 들었다.

그는 "지난 4.11 총선에서 성남 중원의 김미희 후보가 전자투표로 후보로 인준됐다"며 "전자투표는 당헌 부칙 3조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심 공동대표는 장 사무총장의 경고에 대해 "실무진을 지휘하는 권력관계를 이용해 당의 절차를 부정하고, 모욕하는 일종의 당헌 파괴행위"라며 "이정희 공동대표와 정치적 인생을 같이해야 하는데 사무총장으로 남아있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 양심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