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동 화물터미널 복합유통단지 인허가 로비와 관련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차관이 2일 검찰에 출두했다.

박 전 차관은 이날 오전 9시5분께 서초동 대검찰청사에 나와 "성실히 검찰조사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이시티 측에서 돈을 받았는지와 서울시에 청탁전화를 했는지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아니"라면서 고개를 저었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하지 않은 이유가 혐의를 인정하기 때문이냐는 질문에 "이국철(SLS그룹 회장 사건) 때 보면 언론이 사실과 다른 보도를 했다. 모든 사실관계는 검찰에서 말하겠다"고 답했다. 자금세탁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조사실로 향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수부(부장검사 최재경)는 박 전 차관이 서울시 정무국장 시절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에게서 억대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알선수재죄 적용을 검토중이다.

이정배 전 대표는 검찰에서 브로커 이동율(61ㆍ구속)씨를 통해 박 전 차관에게 3~4차례에 걸쳐 1억원 상당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계좌추적을 통해 브로커 이씨가 이동조(59) 제이엔테크 회장의 회사 계좌를 통해 박 전 차관에게 돈을 건넨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이 회장의 경북 포항 자택과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 했다.

박 전 차관은 또 이 전 대표로부터 이사비용으로 10억원을 받은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표가 박 전 차관의 이사비용으로 10억원을 브로커 이씨에게 건넨 의혹과 관련 돈의 행방을 찾고 있다.

한편 검찰은 박 전 차관의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 개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강철원(47) 전 서울시 정무조정 실장를 비롯해 서울시 관계자들을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있다.

검찰이 박 전 차관의 인허가 청탁 의혹과 관련 서울시 관련 간부와 직원 등을 불러 조사하는 등 박 전 차관의 혐의 입증을 위해 압박하고 있다. 지난 1일까지 검찰에 불려간 서울시 관련공무원만 5~6명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중국에서 귀국한 강 전 실장을 지난달 30일 오후 8시께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5시간 가량 조사한 뒤 1일 오전 1시께 돌려보냈다.

검찰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박 전 차관에 대해 조사한 뒤 사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