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의 낙마가 예상되는 가운데 거물급 인사들이 증인으로 대거 채택되면서 여야간 뜨거운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김태호 총리 내정자를 비롯해 장관 후보자들이 투기의혹이나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인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증인으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채택됐다.
대검 중수부가 지난해 박연차 게이트 수사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경남 지사 재직시절 박 전 회장에게 금품을 받은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한데 따른 것이다.
 
야당은 김 후보자와 박 전 회장을 대질시켜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과 우병우 대검 수사기획관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박 전 회장은 지난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청문회에 나올 경우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된 발언도 나올 수 있어 주목된다.

또 총리실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해서는 야당이 요구한 박영준 전 총리실 국무차장과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 대신 수사를 담당했던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을 증인으로 확정했다.

야당이 김태호 총리 후보자와 함께 집중적인 검증을 벼르고 있는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 청문회는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 증인과 참고인이 8명에 이른다. 

남사장 연임 과정에서 이 내정자가 측근들을 대우조선해양에 감사 등으로 취직시켜주고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청문 대상자들에 대한 추가 의혹 제기도 잇따르고 있다. 

부인이 재개발 예상지역에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가 이번에는 박사논문작성 과정에서 지위를 남용 남용했다는 의혹으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이 후보자가 산업자원부 국장 시절 박사학위 논문 작성을 위해 기업 1,000곳에 설문조사서를 배포하면서 정부 정책과제처럼 포장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경우 지난 2006년 경남도지사 근무 시절 실제 거주지인 창원이 아닌 거창군 아파트에 전입신고를 해 위장전입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야당에서 나오고 있다.

또, 2006년 김 후보자 가족이 신고한 신용카드 사용액과 현금영수증 신고액이 0원으로 나타나는 등 지출내역이 드러나는 걸 꺼렸던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의 경우에는 자녀들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의혹은 중과세 탈루 의혹, 5차례 위장전입, 부인의 땅투기에 이어 내정자 부인 윤 모씨가 근무를 하지 않고 한 설계감리업체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았다는 '위장취업' 의혹까지 의혹만 4번째 제기되고 있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지난 13일 신재민 후보 부인의 2007년 연말정산 서류에 기본공제 항목만 체크 돼 있는 점을 근거로 '근무는 하지 않고 급여만 수령한 정황이 의심된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신 내정자는 '자문료'라고 해명했다.
 
아나운서 출신인 윤 씨가 과거 경험을 살려 설계감리 업체의 프리젠테이션 비상근 자문을 맡아 일을 도와주고 자문료로 받았다는 것.
 
그러나 윤 모씨가 근무했다는 회사 직원들은 "윤 씨를 알지 못하고 있었고 프리젠테이션과 관련한 어떤 교육 얘기도 들은 적이 없고, (윤 씨가) 프리젠테이션 자문을 했다는 것은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윤 씨는 이명박 후보 캠프에 참여해 특별한 수입이 없던 1년간 ㅇ사로부터 56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인사청문자료에 나타나 있다. 하지만 남편과 딸, 시어머니 등을 부양가족으로 소득공제를 신청하지 않았으면서도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을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부인 윤 씨가 근무를 하지 않고 월급만 받아오다가 연말에 회사에서 기본적인 항목만 표시해 연말정산 서류를 작성해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박사학위 논문 작성을 위해 정부 고위직을 남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정영희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 의원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2002년 이 후보자의 성균관대 박사학위 논문 '정보통신기술투자가 총 요소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기업차원의 실증분석'을 분석한 결과, 이 후보자가 산업자원부 국장 시절 기업들에게 설문조사서를 배포하면서 정부 정책과제처럼 포장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특히 "이 후보자는 2001년 8월 1000개 기업에 배포한 설문조사서에서 'IT투자에 대한 업계의 실태 및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수렴해 정부정책에 활용하기 위해 설문서를 보냈다'고 목적을 밝혔다"면서 "자신의 논문 작성을 위해 산자부 고위직을 남용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통상적으로 학위논문 자료 수집을 위한 설문조사가 논문작성 목적과 소속 대학, 학과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과 달리 이 후보자의 설문조사서에서는 논문작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면서 "심지어 설문관련 문의처로 산자부 산업정책국과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부를 명시한 것은 자신이 최고책임자로 있는 부서를 통해 개인적 목적의 자료를 수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