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탁수, 미꾸라지 한마리가 물을 흐린다"
전국토종닭협회(회장 김연주)가 전국 토종닭 농가를 파멸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며 수산식품 대기업인 사 조그룹(회장 주진우) 본사 앞에서 9일 규탄기자회견과 함께 집회를 가졌다.

협회는 사조그룹이 자본력만 앞세워 비수기에 관계없이 대량입식으로 부화시켜 덤핑판매에 앞장서 시장을 교란하고 토종닭업계 전체에 피해를 주고 농가 죽이기에 혈안이 돼있다고 비판했다.

사조그룹은 70년대 참치전문기업으로 출범해 신동방 해표식용유(2004년) 오양수산(2006년)과 대림수산(2007년) 등을 인수하며 국내 최대의 해양수산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조그룹은 2011년 하반기 종합식품기업으로 비전을 제시하고 축산부문 사업에 사료에서 양돈(돼지)과 양계(닭) 오리까지 종걔에서 유통까지 아우르는 축산부문 사업을 착수, 강화하고 나섰다.
사조그룹은 양돈과 양계 중심의 수직계열화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이에따라 사조그룹은 2011년 축산분야에 진출하며 사조바이오피드, 사조인티그레이션, 사조팜스, 사조농산/동화농산 등 축산계열사를 계열사로 편입하거나 설립했다.

그러나 사조는 무분별하고 경험부족으로 인해 새로 진출한 양계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전체 토종닭 농가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업게의 반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계업계 현실을 도외시한 채 무작정 뛰어든 경영판단 착오로 인해 기업부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양계축산계열사인 사조인티그레이션은 사업진출 1차년도인 지난해말까지 6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진출 이후 채 1년도 되지 않은 기간이다.

협상에 참석했던 토종닭협회의 관계자는 "지난해 출범 이후 사조인티그레이션 등 양계분야에서만 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9일 사조산업과 가진 협상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이창주 사조측 대표가 우리도 적자를 기록했다"며 "미안하다. 윗선에서 얘기(혀락)이 나지 않아 안되고 있다'고 있다"고 전했다.  윗선은 그룹 기회조정실을 의미한다는 것.

이처럼 국내시장을 자멸로 몰고가고 있으면서도 사조는 국내 업계와 상생노력마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여개 회원사로 구성된 한국토종닭협회에 사조를 비롯해 하림, 체리부로, 올품, 목우촌 등 5개의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하림과 체리부로 등 다른 중견기업들과 상생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것과 달리 유독 회원사인 사조그룹만 따로가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 측은 "하림 등 대형양계회사들이 시장에 진출했지만 토종닭협회의 고사를 막는 한편 FTA 대처와 시장 가격안정을 통한 수급조절도 가능하다"며 "사조그룹만 유일하게 시장질서를 깨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토종닭농가와 사조의 갈등은 지난해 겨울부터 예고됐다. 수십년만의 기록적인 추위가 닥치는 등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사조의 상도를 뛰어넘는 몰상식한 영업에 참다못한 토종닭 농가들이 들고 일어섰었다.

당시 장기간 이어진 생산비 이하 시세를 다만 생산비까지라도 보존하고자 전 농가와 계열사가 부심하던 때 덤핑 판매로 가격 폭락을 주도해 전 업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었다는 것.

토종닭농가와 회원사들은 사조의 무식한 영업행위를 규탄하기 위해 김제경찰서에 집회신고를 하고 사조 도계장 앞에 모여 유난히 추웠던 겨울 매서운 칼바람을 견뎌내며 덤핑 중지와 영업 정상화를 촉구했다.

그동안 국내 토종닭산업은 기반이 취약한데다 수차례의 전염병 등으로 수차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고 그럴 때마다 모든 농가와 회원사가 합심해서 해결해 왔다는 게 협회측 설명이다.

특히 지난 2007년 8월 토종닭 시세가 800원/kg까지 하락해 산업 전체가 몰락위기에 처했었다.
이에 농가 스스로 실용계 50만수를 매몰했으며, 이후에도 산업이 회복되지 않아 3억 5천만원 정부자금을 지원받아 토종닭 냉동비축 등으로 소진시켜 산업을 유지·발전시켜왔다.

이듬해인 2007년에는 조류독감(AI) 등으로 가금산업이 몰락 위기에 처하자 종계 12만수를 도태시키며 병아리 생산 감축으로 산지 가격 안정을 도모했다. 업계 자체적인 수급조절 노력으로 매년 적정 숫자의 종계와 실용계가 사육돼 산업을 발전시켰다.

2010년에도 과잉 입식에 따른 산업의 어려움이 예상돼 종란 100만개를 감축시키며 지속 발전 가능한 산업을 유지해가고 있는 업게의 노력에 사조그룹이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올해는 대형 계열사들이 토종닭 산업에 뛰어들면서 종계 분양이 적정수를 상회해 과잉 공급이 예상되며 소, 돼지, 닭, 오리 등 기타육류의 과잉공급과 사료·유류값 인상 등으로 높아만 가는 생산비, FTA·DDA 등 세계 개방화 추세로 모든 연구기관이 올해 축산업은 힘들 것이라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와관련 업계는 정부의 지원 없이 종계 감축을 결정했고, 이창주 사조대표도 동참키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전 종계장과 계열사가 참여했지만 사조만 빠졌다는 지적이다.
협회측은 "토종닭 산업의 안정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모든 농가와 회원사가 피땀 흘려 키운 종계를 제 살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10~30%를 감축하고 있는데 돈 좀 있다는 사조만 발을 쏙 뺀 채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발주자로 업계에 피해만 주고 있는 사조가 무슨 낯짝으로 종계 감축에 동참 안하는지 묻고 싶다는 비난이 비등하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종합식품기업을 표방하며 축산에 대한 이해 없이 막대한 자본력만 믿고 뛰어 들었다. 특히 기업 합병을 가장한 ‘중소기업 빼앗기’는 지금도 진행중이라며 이와 같은 횡포에 육계산업은 퇴보하고 관련 종사자들은 피멍 들고 있다고 격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사조는 더 이상 축산에 야욕을 부리지 말고 본업인 수산업 발전에 열정을 쏟으라"며 "FTA 등 개방화 속에서 밀려올 해외 수산물에 대해 우리 어민을 보호하고 수산업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사조의 대의이자 명분이고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9일 "사조는 가금시장을 넘어 축산업을 어렵게 만드는 비도덕적이고 비양심적인 대기업의 횡포를 반드시 중단하고 바다로 돌아가라. 만일 우리의 경고에도 산업을 저해하는 행태를 지속한다면, 전 토종닭 관련 종사자는 물론 탐욕스런 사조로 인해 생존권이 위태한 전 농축수산인과 연대해 우리의 목숨을 걸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사조 제품 불매운동과 무기한 항의 농성, 집회, 시위 개최 등으로 그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임을 천명한다"고 경고했다.

협회는 또 3일내에 적절한 답변이 없을 경우 전국 농가의 토종닭을 모두 가져다 사조 그룹 사옥에 풀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조그룹은 2010년 7월 육가공 전문 업체 남부햄과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육가공 산업에 진출했다.

1982년 설립된 남부햄은 양돈(돼지육성)사업과 햄. 소시지 등 2차 육가공사업을 하는 축산업 및 육가공 전문회사이다.  토종닭 시장은 연간 6000만수로 현재 kg당 3200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