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발생한 20대 성폭행 피해여성 토막살인은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이 생사를 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찰은 위치를 알 수 없었다고 했다고 했던 발표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지난 1일 오후 A(28.여)씨는 10시50분 58초 경기지방경찰청 112센터에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며 급바하게 신고했다. 위치가 어디인지도 알렸다.

성폭핵범이 잠깐 방에서 나간 사이 신고한 것이다. 경찰은 사태의 심각함을 감지하고 신고전화를 현장 순찰차에서도 동시 청취 가능할 수 있는 '긴급 공청'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통화중에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나면서 잘못했어요 아저씨 잘못했어요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통화가 끊겼다.

결국, A 씨는 재중동포 일용직 노동자 우 모(42·구속)씨의 수원시 팔달구 집으로 끌려가 살해당한 뒤 13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발견됐다.

A 씨는 1분 20초 동안 접수자와 통화를 하면서 12차례 문답을 통해 "성폭행 당하고 있다. 장소는 지동초등학교 좀 지나서 뭇골놀이터 가는 길쯤이다"라고 범행 장소를 비교적 상세히 알렸다.

경찰은 그동안 형사와 강력팀 35명을 동원해 휴대전화 기지국을 중심으로 샅샅이 탐문 조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긴박한 상황에서 피해여성 보다도 주민들이 잠을 깨울 것을 더 신경쓰며 사이렌도 울리지 않는 미숙함을 드러냈다. 탐문수사를 했다고 했지만 주민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사건은 13시간만에 범인을 잡았다. 그 사이 참극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발견하지 못한 것은 잘못했다"면서도 "못골놀이터 가는 길쯤으로 정확한 장소가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장도 없이 주택들을 모두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청은 6일 인사발령을 통해 현 수원중부서장과 형사과장을 경기경찰청 경무과로 대기발령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신고자와 112센터 경찰과의 전화녹취>

112=112경찰입니다. 말씀하세요. 신고자=예 여기 못골놀이터 전의 집인데요. 저 지금 성폭행 당하고 있거든요. 112=못골놀이터요? 신고자=예. 못골놀이터 전의 집인데 어느 집인지 모르겠어요. 112=지동요? 신고자=예. 지동초등학교 좀 지나서 못골놀이터 가는 길쯤으로요. 112=선생님 핸드폰으로 위치조회 한 번만 해볼게요. 신고자=네. 112=저기요 지금 성폭행 당하신다고요? 성폭행 당하고 계신다고요? 신고자=네네. 112=자세한 위치 모르겠어요? 신고자=지동초등학교에서 못골놀이터 가기 전.. 112=지동초등학교에서.. 신고자=못골놀이터 가기 전요. 112=누가 누가 그러는 거예요? 신고자=어떤 아저씨요. 아저씨 빨리요 빨리. 112=누가 어떻게 알아요? 신고자=모르는 아저씨예요. 112=문은 어떻게 하고 들어갔어요? (긴급공청) 신고자=저 지금 잠갔어요. 112=문 잠갔어요? 신고자=내가 잠깐 아저씨 나간 사이에 문을 잠갔어요. 112=들어갈 때 다시 한 번만 알려줄래요.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오는 소리) 신고자=잘못했어요. 아저씨 잘못했어요... 112=여보세요. 주소 다시 한 번만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