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검찰까지 증거인멸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은 정권에 걸림돌이 되는 인사나 조직, 단체, 심지어 야당은 물론 여당 정치인까지 총리실을 통해 청와대로 보고돼왔다는 내용이다.
 
중앙부처 5급이상 공무원의 포항 영일출신의 모임인 영포라인 등 권력실세들이 연루설과 권력다툼 등과 연관돼 2010년을 떠들썩하게 한 채 검찰의 수사를 끝으로 미제사건으로 남았다가 최근 당시 민간사찰에 가담했던 실무 당담자의 폭로를 통해 당시 증거은폐 등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민간인 불법사찰은 무엇인지 되집어본다.
 
사찰이란 권력을 유지하려는 세력이 이에 저항하거나 반대세력의 동태를 파악하고 대응하려는 권력유지 수단으로 자주 악용되는 방법이다.

서로가 견제보다는 의존하지 않으면 안되는 석기시대, 청동기 시대를 제외하면 삼국시대 이래 권력자들에 의해 자행돼왔다.
 
일제시대는 독립운동가들을 미행, 감시하며 독립운동을 저지했다. 1945년 이후에는 독재권력이 들어서면서 야당이나 진보세력을 탄압, 제거하는데 사용됐다.
 
박정희 정권에서는 중앙정보부가, 전두환, 노태우 정권에서는 안전기획부에 더해 군 조직인 보안사까지 동원됐다. 보안사 민간인 사찰은 불법임에도 그 사례가 셀수없이 많아 악명이 높다.
 
보안사령부는 박정희의 각별한 신임을 받아온 전두환이 사령관에 오르면서 김재규의 중앙정보보와 차지철의 경호실과 어깨를 나란히하게 됐다.

 
10.26이 발생하면서 보안사는 합동수사본부라는 조직을 통해 정보부와 경호실을 제치고 최고무력기관으로 등극해 이후 군사정권 내내 군대는 물론 민간분야까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항쟁을 압살한 뒤 청와대까지 들어앉은 전두환으로 인해 민간인사찰은 보안사의 가장 중요한 업무중 하나가 됐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보안사 생매장 사건이 대표적이다. 1989년 학생운동과 관련돼 당시 23세인 김정환씨(당시 국민대2학년)를 보안사령부 이모 대령 등 요원들이 연행해 한밤중에 야산으로 강제로 끌고가 구덩이를 파고 생매장하겠다며 위협했다.

1990년에는 보안사의 민간인사찰 실태가 대규모로 자행돼온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국군보안사령부가 김영삼 민자당대표최고위원,김대중 평민당총재,이기택 민주당총재 등 여 야 정치인과 김수환추기경 등 종교계인사,백기완씨를 비롯한 재야인사,언론계 학계 노동계인사,민간인 등 1천3백여명에 대해 사찰해온 사실이 한 병사의 양심선으로 공개된 것.
 
군복무중 「혁노맹사건」과 관련,보안사로 연행돼 프락치로 수사에 협조해오다 최근 탈영한 윤석양이병(당시 24ㆍ한국외국어대 노어과4년 제적)은 당시 인권의 보루였던 기독교회관 7층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사무실에서 탈영당시 보안사에서 갖고나온 동향파악대상자 개인색인표 신상철,이들 내용이 입력된 컴퓨터디스킷을 공개했다.

민주정부 10년 동안 민간인사찰은 잠시 수그러졌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들어서면서 공무원 조직을 통해 민간인사찰이 진행됐다. 2010년 국무총리실과 청와대가 연결고리를 갖고 진행되면서 정치권에 큰 충격을 주었다.
 
그렇다면 재수사가 시작된 총리실 민간사찰은 무엇인가.
 
2010년 6월 29일 MBC PD수첩은 영화 식코의 패러디인 쥐코 동영상을 올렸다는 이유로 2008년 당시의 국무총리실의 조사를 받은 김종익 KB 한마음 대표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 보도를 배경으로 사건이 확장되었다. 국무총리실은 한국노총 간부도 미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찰 범위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사찰 사실은 청와대에서 사찰을 담당하는 부서인 '민정수석실'이 아닌 고용노사비서실에 보고 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으며 민정수석실과 이영호 고용노사비서관과의 갈등도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경북 포항·영일 출신 중앙부처 5급 이상 공무원들의 모임인 영포회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으며, 권력 다툼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청와대 개편안을 작성해서 박영준 차장이 청와대 들어오겠다고 하니까 이걸 막자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은 권력형 게이트가 아닌 일부 공직자의 잘못된 행동이 부른 개인적 사건"이라고 주장했다.[3] 이후 청와대가 국무총리실에 대포폰을 지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검찰이 이를 숨기려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비판이 거세졌다. 이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몸통논란이 점점 청와대로 집중되고 있다.
 
2010년 7월, 수사가 진행되던 가운데 한나라당 남경필과, 정두언, 정태근도 사찰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여권 내 권력투쟁에 대한 의혹이 깊어졌다. 이 세 명의 사찰 시점은 이명박의 친형 이상득의 총선 불출마와, 2선 후퇴 등을 요구했던 시점으로 밝혀지면서 영포라인의 개입 의혹이 커지고 있다.
 
남경필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사나 권력 사유화에 대한 불만이 친이계에서도 상당했다. 사찰 건이 더 나올 수 있다"며 사건이 더 커질 수 있음을 암시했다. 한편, 친박계에 대한 사찰 사실도 드러났다. 2010년초, 박근혜가 모 종파 스님과 식사 한 뒤 정부 관계자가 스님을 찾아가 박근혜와의 대화 내역을 물어봤다는 것이다. 분열 분위기에 다다른 한나라당 수뇌부는 7월 28일에 있을 재보선에서의 영향력을 우려해 파문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였다.
 
민주당은 "여당 의원들도 사찰하는 마당에 야당 의원들에 대한 사찰은 어떻겠느냐"면서 "친노무현 성향의 의원들과, 비서, 비서의 친인척까지 모조리 계좌 추적 등의 수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후 민주당은 박근혜도 사찰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일지
2010년 6월 29일 PD수첩 <이 정부는 왜 나를 사찰했나?>편 방영
2010년 7월 2일 국무총리실이 진상파악 조사에 착수
2010년 7월 2일, 이명박은 "조사결과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관련자에 대해서는 엄중문책할 것"을 지시
2010년 7월 5일, 국무총리실이 민간인 사찰 사실을 공식으로 인정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10]총리실이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인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과 해당팀의 김모 서기관, 원모 사무관 등 3명을 직위해제
2010년 7월 6일, 검찰은 민간인 사찰과 관련된 4명에 대해서 출국 금지 조치
2010년 7월 9일, 검찰이 사상 처음으로 국무총리실을 압수수색[13]
2010년 7월 10일, 민간인 사찰과 관련된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을 비롯하여 참고인들을 소환 조사
2010년 7월 11일,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사표 제출, 이명박이 박영준, 정두언에 대해 경고
2010년 7월 23일, 이인규 전 청와대 공직윤리지원관 구속
2010년 8월 11일, 서울중앙지검이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과 김충곤 전 점검１팀장 등 ３명을 민간인인 김종익 씨를 불법사찰한 혐의로 기소
2010년 11월 2일 청와대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대포폰을 만들어준 사실이 드러남
2010년 11월 22일 MBC뉴스가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압수수색 1일 전에 증거를 없앴다는 의혹이 드러남
2010년 11월 22일 서울신문, 민간인 불법사찰에 관한 '원충연 점검1팀 사무관의 108쪽 포켓수첩 입수 보도.
2010년 12월 7일 이석현 의원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에서 휴대폰으로 통한 도청이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사실을 발표
2012년 3월 8일 민주통합당 "MB정권비리 및 불법비자금 진상조사특별위원회"는 청와대 민간인 불법 사찰 관련 녹취록을 3월 5일 부터 3차에 걸쳐 공개하고 기자회견.
2012년 3월 12일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과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육성 대화록 공개. 당시 최종석 청와대 행정관은 국무총리실 장진수 주무관을 만나 "평생을 무슨 일이 있더라도 먹여살려 주겠다"며 법정 진술을 못하도록 은폐를 시도하고 협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