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발파 강행 저지투쟁과정에서 나온 해적기지 발언을 둘러싸고 군 당국이 고대녀 김지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를 고소했다.

김지윤씨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 해적기지 건설반대, 강정을 지킵시다는 문구가 적힌 태블릿PC를 들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김 씨는 "제주해적기지 반대합니다.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지켜냅시다. 인증샷에 함께 동참해요"라고 제안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지 보수언론과 보수세력은 난리가 난 듯 법석이다.
제주기지 건설을 둘러싼 국민적 반대여론과 정치권의 총선 쟁점으로 부상하자 해적기지 발언 자체만 문제삼으며 화두를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윤희 해군참모총장(대장)은 한 보수언론과 통화에서 "전 장병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했다"며 "어떻게 영해를 수호하는 해군 장병을 해적이라고 매도할 수 있느냐"며 반발했다.
그는 김씨를 서울중앙지검에 명예훼손혐이로도 고소했다.

그러나 해군기지가 절차상뿐 아니라 각종 보고서를 통해서도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병폐 등에 대한 우려는 듣지 않고 공권력을 동원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와 군당국의 태도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돌아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당사자인 제주지사는 물론 새누리당 제주도당 위원장까지 공사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이 조차도 묵살하고 있다.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며 밀어붙인다면 주민들 입장에서는 해군이 아니라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반갑지 않은 이방인일 뿐이다. 안보를 명분으로 추진한다면 아름다운 경관과 생태계,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평화로운 마을에 찾아든 중장비 굉음과 폭약을 이용한 발파는 주민들과 자연애호가들에게 해군기기와 이를 추진하는 사람들이 반가운 손님일 리 만무하다.

이런 감정을 무시한 채 발파강행과 강제연행으로 안보와 국가정책이라는 이름만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60,70대식 사고방식이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생태계가 파괴되고 생명을 빼앗아가는 것이라면 전체 국민의 1%도 안되고 전국토의 1%도 안된다고 치더라도 이들의 의사와 생명을 앗아간다면 안보의 시작부터 잘못 꿰어진 것이다.

당사자들에게 해군의 모습은 그대로 해군으로 비쳐지기 보다는 국민의 생명을 강박하는 부당한 국가권력으로 비쳐지기 십상이다.

군 당국이 취해야할 것은 고소가 아니라 발파를 보면서 무너져내리는 아픔을 달래고 공사를 중단하고 진지한 대화와 제기된 문제점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는 게 순서다.

안보를 위해 일부 국민의 안전을 해치는 것이 진정한 안보인가 되새겨봐야할 일이다.

<이철원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