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최고 정예부대인 육군 특전사령관이 예하부대 소속 20대 여군 부사관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육군은 최익봉 특전사령관(육사 36기ㆍ56) 중장이 여군 부사관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드러나 보직해임됐다고 9일 밝혔다.
 
최 중장은 2009년 초 사단장 시절 예하 부대의 20대 후반의 A 부사관(당시 하사)과 성관계를 가졌으며, 육군본부에서 이 사실을 파악하고 내사에 착수하자 스스로 전역 의사를 표명했다.
 
육군은 이날 최 중장을 보직해임 조치하고 특전사령관직은 윤광섭 특전사 부사령관이 대리 근무토록 했다.
 
특전사의 최고 책임자가 여군 부하와 부적절한 관계로 해임된 것은 특전사는 물론 군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육군은 최근 일선부대의 여군들을 대상으로 성군기 위반 사례가 있는지 등 고충상담을 하던 중 A 부사관으로부터 최 중장과 사단장 시절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육군은 최 중장이 상관과 부하관계를 악용해 A 부사관을 강압적으로 유인했는지 여부 등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최 중장은 육군의 확인 결과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성군기 위반자로 징계된 계급으로는 최 중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중장은 3공수여단장과 23사단장, 한미연합사 기획처장 등을 거친 뒤 작년 11월 정기인사 때 중장으로 진급했다.
 
최 사령관은 오는 26~27일 열리는 핵 안보정상회의의 경호업무를 맡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군대내 성군기가 얼마나 해이해졌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런 최 중장을 불과 5개월 전 중장으로 승진시켰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군 검찰에 성범죄로 입건된 숫자는 성폭력법 위반 84명,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법 위반 66명, 성매매자 99명 등 380여명에 이른다. 하루 한 명 이상 꼴이다.

군대내 성 군기가 일반장병에서 사령관까지 전 계급에 걸쳐 만연된 것은 군대특유의 '상명하복' 명령체계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여기에 성군기 문란으로 적발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는 점도 원인이다.

지난해 성범죄로 입건된 장병 360여명 중 군사법원에 넘겨진 경우는 96명에 불과했다. 특히 최근 5년간 군대내에서 가해진 여군에 대한 성범죄 37건 중 18건이나 '공소권 없음' 또는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됐다. 또 6건은 공소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