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008년 7.3 전당대회 직전 박희태 캠프에서 5000만원을 현금화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이 돈이 돈봉투 살포에 사용됐을 것으로 보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라미드 그룹이 변호사 수임료 명목으로 2008년 2월 박희태 당시 당대표 후보 측에 건넨 1000만원짜리 수표 10장을 추적해왔다.

추적 결과 박희태 캠프의 재정·조직담당이던 조정만(51) 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이 2008년 6월 25일 1000만원권 수표 4장을 현금으로 바꾼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라미드 그룹 사건을 공동 수임한 다른 변호사가 박희태 캠프의 공식 회계책임자였던 함모(38·여) 보좌관에게 송금한 1000만원 역시 전당대회 전 인출된 사실도 밝혀냈다.

박희태 캠프는 전당대회가 7월 3일 치러진 점을 감안하면 1주일 전쯤 현금 5000만원을 마련한 셈이다.

앞서 고승덕 의원은 "전당대회 1~2일 전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받았다가 되돌려줬고 돈봉투를 건넨 인사의 쇼핑백에는 똑같은 봉투가 잔뜩 들어있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안병용(54·구속기소) 은평갑 당협위원장도 전당대회 전 구의원 5명에게 현금 2000만원을 건네며 서울지역 당협 사무국장 30명에게 50만원씩 배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오늘(9일) 오후 2시 당시 캠프의 재정을 총괄했던 조정만 정책수석비서관을 세번째 소환해 4000만원을 인출한 목적과 사용처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박희태 의장 측은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문제의 돈은 돈봉투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박 의장 측은 "2008년 6월 25일 소송 수임료 4000만원을 현금화해, 당시 지역구인 경남 남해 지구당 직원 등에 대한 퇴직 위로금과 후보 캠프 직원들에 대한 활동비 명목으로 사용했다"며 "지난 2일 검찰 조사 때 조 수석비서관이 이를 소상하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박 의장 측은 또 "안병용 위원장이 돈을 건넸다는 시기는 전당대회 10일 전이고, 수표를 현금화한 때는 이보다 이틀 뒤이므로 후보 캠프와는 전혀 무관하다"면서 "함 비서가 현금화한 1000만원도 당시 후보의 전국 유세 필요경비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그러나 박 후보측이,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안 위원장의 돈봉투 전달 시점을 정확히 알고 있는게 오히려 이상하다며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