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 가전업계를 지배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짜고서 2008년부터 2009년까지 2년동안 가격을 끌어올렸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두 회사에는 446억 4천7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두 회사는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이 크게 오르자 원가부담 증대와 수요둔화를 우려해 이같은 담합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됐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는 12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탁기, 평판TV, 노트북PC 소비자 가격을 담합해 올려받은 것으로 적발됐다.

두 회사는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이 크게 올라 원가부담이 치솟은데다 경기둔화로 수요가 줄 것으로 보고 이런 모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두 업체는 전화통화와 모임을 통해 출고가 인상, 판매 장려금 축소 등 방법으로 소비자판매 가격을 최대 20만원까지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가격의 공동결정·유지·변경 규정 위반을 이유로 '법위반행위 금지·정보교환행위 금지 명령'을 내리고 삼성전자에 258억1천400만원, LG전자에 188억3천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두 업체는 2년 전인 2010년 담합을 했다가 제제를 받은 지 2년만에 또다시 담합을 적발당했다.

이들은 캐리어와 함께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광주지방교육청 등에 에어컨과 TV를 납품하면서 서로 짜고 가격을 담합해 200억원 가량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었다.

이번 담합건은 두 회사 중 한 곳이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 제도를 이용해 자진신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동세탁기 단종, 드럼세탁기 가격인상하자" 합의 = 양사는 2008년 10월~2009년 9월 3차례에 걸쳐 서초구 인근 식당에서 만나 전자동(10㎏) 세탁기와 드럼세탁기(10㎏·12㎏·15㎏) 22개 모델의 소비자판매가 인상 또는 가격 유지를 결정했다.

최저가 제품의 생산을 중단할 것과 단종 모델의 대체제품 출시·출하가 인상, 유통망에 지급하는 에누리·장려금 또는 상품권 지급 축소 등을 합의했다.

일례로 2008년 10월 두 회사는 전자동세탁기 저가모델의 단종과 드럼세탁기 소비자가격을 60만원 이상으로 인상·유지하기로 했다.

이어 드럼세탁기 4개 모델의 출하가를 2만~6만원 인상하고 장려금을 2만원 낮췄다.

"평판TV 경쟁자제 출고가 올리자" = 두 회사는 또 2008년 7월~2009년 2월간 양사 본사 근처의 식당에서 모여 두 차례에 걸쳐 평판TV의 과당경쟁 자제, 출고가 인상, 장려금 축소 등을 결정했다.

2008년 7월에는 양사 LCD·PDP TV 10개 모델의 장려금 2만~8만원 축소, 에누리(DC율) 5~10% 축소, 출고가 3만원 인상에 합의했다.

"노트북 신모델 가격 짜" = 노트북PC도 마찬가지다. 양사는 2008년 7월 인텔의 센트리노Ⅱ가 탑재된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가격을 담합했다. 환율인상에 따른 적자를 만회하려고 같은 해 9월과 10월 2차례 양사 141개 모델의 소비자가격을 3만~20만원 올렸다.

이들업체는 담합대상인 세탁기, 평판 TV, 노트북 PC는 주로 일반인이 자주 찾는 이마트 등 할인점과 하이마트 등 양판점, 리빙프라자·하이프라자 직영점, 백화점 등을 통해 판매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두 회사는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이 크게 올라 원가부담이 치솟은데다 경기둔화로 수요가 줄 것으로 보고 이런 모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송상민 카르텔총괄과장은 "두 회사의 담합으로 판매가격이 경쟁가격보다 인상돼 소비자들이 피해를 봤다. 국내에는 전자제품의 경쟁자가 두 회사뿐이어서 이런 담합은 언제라도 재현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감시활동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