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상반기 수사기관에 제공한 이용자 계정 정보가 크게 늘어났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공개한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양사가 올해 상반기 검찰을 비롯한 수사기관 등에 제출한 정보는 모두 582만 4,376건이다.

이는 작년 하반기 428만 3,249건보다 36.0%, 작년 상반기 477만 4,446건과 비교해 22.0% 증가한 것이다.

또 2년 전인 2022년 상반기 297만 8,871건 보다 95.5% 늘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제공한 정보의 대부분은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를 위한 압수수색 영장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는 압수수색 영장과 관련한 수사기관의 자료 요청 문서 1만 9,418건 가운데 1만 5,893건을 처리해 571만 5,759건의 정보를 제공했다.

이들 정보의 상당수는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카카오톡 계정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카카오가 제공한 특정 ID의 접속 시간, IP주소 등 통신사실 확인 자료는 2,490건이고 감청을 뜻하는 통신제한(포털 다음에 해당) 조치는 34건이다.

네이버는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영장 관련이 10만 4,537건, 통신사실 확인 자료가 1,545건, 통신제한 조치는 11건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사이버 검열' 논란과 관련해 이용자 정보보호를 강화하겠다며 2015년부터 정부가 요청한 이용자 정보에 대한 대응 현황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

두 회사는 수사기관이 범죄 수사를 위해 이용자 정보를 요청할 경우 적법성, 절차, 범위 등을 검토한 뒤 암호화해 자료를 제공한다고 밝혀왔다.

올해 상반기 수사기관 제출 정보가 늘어난 데는 최근 압수수색 영장의 증가세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압수수색 검증 영장은 총 45만 7,160건으로 2022년보다 15.2％ 증가했다.

범죄 관련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은 불가피한 것이지만 압수수색 증가가 자칫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 정보검색 관련 집행 계획을 영장에 적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교롭게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코로나 펜데믹 시기 식약처에 코로나치료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8월 중순 김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종욱)는 8월 중순 김 의원을 불러 식품의약안전처를 상대로 코로나 치료제 임상 승인 절차에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2021년 10월 입법 브로커의 청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바이오업체 G 사의 코로나 치료제 승인을 요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G 사가 2021년 9월 식약처로부터 코로나 임상시험 보완요구를 받자 승인을 위한 로비를 계획하고, 브로커를 통해 김 의원에게 접근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조사 당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