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직접 뇌물혐의 피의자로 적시하고 문 전 대통령 가족을 정조준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2일 '정치보복'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당은 2일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치졸한 정치 보복"이라며 대책기구 구성을 검토하는 등 당 차원에서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그동안 이재명 대표는 문 전 대통령 측에 대한 수사에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아왔고 전날 여야 대표 회담 모두발언에서 처음 언급해 주목을 끌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문 전 대통령 관련된 전 정부에 대한 검찰의 광범위한 수사가 진행되는 것에 대한 대책기구 구성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이재명 대표 지시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전날 "전 정권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볼 수 있는 과도한 조치가 많아지는 것 같다"고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한 데 이어 비공개 회담에서도 거듭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한 대표는 전 정부는 나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한 바 있다고 받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당 차원의 대응과 함께 오는 8일 김해 봉하마을에 이어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로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보복에만 혈안이 된 악랄한 정권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김건희 여사 앞에서는 휴대전화까지 반납하면서 황제 출장 조사를 한 검찰이 야당 인사들과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법 앞의 평등'을 주장한다"며 "만인이 평등하다면서 유독 김 여사만 예외"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는 전직 대통령을 향한 전형적인 망신 주기로, 국정 실패에 대한 국민의 여론과 관심을 돌리려는 눈속임 공작 수사"라고 강조했다.

김건희가 살인자라고 주장했던 전현희 최고위원은 "결국 정치보복의 칼끝이 향한 곳이 전임 대통령인가"라며 "정치검찰을 동원해 정권의 지지율 폭락 국면을 전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의 정치적 우울증이 염려된다. 현실 부정이 전형적인 그 초기증상"이라며 "현 대통령의 부인은 황제 조사를 한 뒤 무혐의 결정을 하더니,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조사를 '법 앞의 평등'이라고 하는 것은 현실 부정을 넘어 판타지 중독"이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권이든 개인이든 우울증의 극단은 자기 파괴"라며 "오죽하면 국민이 계엄령을 걱정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국방부 장관 교체를 두고 "최근 정권 흐름의 핵심은 국지전과 북풍(北風)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도 전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회담 모두발언에서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걸 막기 위해 계엄 선포와 동시에 국회 의원을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 내로남불에 공감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문재인 정권 시절 '적폐청산' 구호 아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있었던 점을 들어 '같은 잣대'로 문 전 대통령도 직접 수사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문 전 대통령이 다혜 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피의자로 적시된 것과 관련, "법률과 규정에 입각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정당한 수사를 중단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대표는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통령이 퇴임 후 수사를 받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다. 문재인 정권 초기 전직 대통령 2명이 구속되고 숱한 보수진영 인사들이 구속당할 때 민주당은 적폐청산이라며 열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당일 때는 적폐청산, 야당일 때는 정치보복이라는 민주당의 내로남불에 공감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결백하다면 수사 재판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무죄가 밝혀질 텐데 민주당은 무엇을 걱정하는지 모르겠다"라고도 꼬집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페이스북에 '그 돌을 누가 던졌을까'라고 적은 것을 겨냥, "그 돌은 당신들이 벌인 적폐청산 광풍, 국정농단이라는 죄를 뒤집어씌워 많은 사람을 교도소로 보내고 피를 뿌리게 했던 그때 당시 던진 돌이다. 이제 당신들로 날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해양수산부 공무원 월북 조작 사건, 탈원전 정책 및 소득주도성장 추진 과정에서의 통계 조작 사건, 탈북민 강제 북송 사건도 반드시 수사해 (문 전 대통령에게)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자신들이 하면 '성역 없는 수사'이고 자신들의 범죄 혐의에 대한 법치 집행은 무턱대고 '정치보복'인가"라며 "죄지은 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이야말로 문 전 대통령이 그렇게 강조했던 '정의로운 결과'"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권 초기 야당 대표를 했던 나를 1년 6개월간 계좌 추적하고 통신 조회하고 내 아들, 며느리까지 내사하더니 이제 와서 자기 가족들 비리 조사한다고 측근들이 '정치 보복' 운운하는 건 참 후안무치하기 그지없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