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News-plus)] 판매대금 정산지연 및 환불 지연 상황을 초래한 티메프(티몬, 위메프)' 사태가 터지기 직전에 그룹 고위 간부가 2022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돼 현재 서울시의원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해당 인사는 위메프 창업 멤버로 회사 재무상태를 훤하게 알 수 있는 부사장급으로 마케팅과 홍보 책임자 출신이다.

모기업인 큐텐이 비상장기업이어서 티몬의 재무상태가 외부에서 쉽게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지만 해당 인사는 내부 상황을 잘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피해예방을 위한 책임감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유진 서울시의원은 지난 2022년 6월 서울시의원 선거에서 서울 은평구에서 당선됐다. 당시 박 시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은평구 제3선거구(갈현1,2동.진관동)에 출마해 당선됐다.

현재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홈페이지에 소개된 박 시의원의 프로필에 따르면 박 시의원은 위메프 수퍼딜과 마케팅실장, 홍보실장 등 회사의 고위 간부를 지냈다.

티메프 사태를 불러온 큐텐그룹의 티몬은 2017년 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모기업인 큐텐 구영배 대표는 적자기업만 인수해 몸집 불리기를 했다. 2022년 3월 티몬, 2023년 3월 인터파크쇼핑을 인수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최근 수년간 유동성 악화로 선불 충전금과 상품권 할인판매를 통해 현금확보에 나섰다. 과도한 할인과 프로모션으로 출혈경쟁을 해왔다.   

박 시의원이 티메프에 재직 당시 부실한 재정 상태와 과도한 출혈경쟁을 인지할 수 있었던 만큼 '양심선언'이나 '양심고백'을 한 번만이라도 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신은 정치무대로 떠나면서 책임감없는 행보를 했다는 것이다.  

큐텐은 비상장업체로 공시대상 기업이 아니어서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상황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위메프는 2020년 매출 3853억원, 영업이익 542억 적자, 2021년 매출 2347억원, 영업이익 335억 적자, 2022년 매출액 1701억원, 영업이익 539억원 적자 등 3년 내리 적자였다.

티몬 역시 2021년 매출액 1512억원, 영업적자 631억원, 2022년 매출 1291억원, 영업적자 76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박 시의원이 회사의 영업과 재무상황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위치인데다 홍보업무를 맡아 회사의 상황을 고객에게 알리는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고객과 판매자의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큐텐은 적자기업만 인수하면서 몸집 불리기에 나서 모기업인 큐텐의 택배 물량을 키워 나스닥에 상장을 도모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큐텐은 미국의 이커머스 '위시' 인수도 이런 맥락으로 티메프의 판매대금 정산하지 않고 위시 인수대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받는 상황이다.

박유진 시의원은 이와 관련 "위메프는 아마존과 알리바바와 맞서 국내시장을 지키겠다고 출범한 훌륭한 기업"이라고 옹호했다. 

박 시의원은 "위메프 CEO가 국회에서 답변한 대로 목숨을 걸고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판매자와 고객들의 피해를 회복할 것"이라며 "위메프를 믿는 사람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믿고 기다려주면 반드시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메프 사태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티메프 사태와 관련된 인물을 공천한 것이어서 공천을 한 민주당의 공천 책임론도 제기될 가능성도 예상된다.

기초단체 의원은 통상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면접과 공천을 실시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역구 국회의원의 영향력이 사실상 공천을 좌우한다는 게 정치권의 현실이다.

박 시의원이 공천될 당시인 2022년 6월 은평구 지역구 국회의원은 박주민(갑. 20·21·22대), 강병원 의원(을, 20·21대, 현재는 김우영(초선))이다. 정치권에서는 통상 시.군.구 의원의 공천은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사실상 공천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박주민 의원 측은 본지에 "박 시의원의 공천에 조금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역구 중진인 박 의원은 공천 논란에 책임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법률적 책임이 없다는 점만 강조한다고 해서 민생, 서민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걸맞는 태도인 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일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 피해자들은 성남시 카카오페이 본사 앞에서 성명문을 발표하고 "피해자 카페와 오픈채팅방에서 타사 이용자들의 환불 소식을 보며 후회하고 있다"며 "환불 순서 규정 같은 자세한 설명과 빠른 대응으로 환불을 기다리는 피해자들의 시간이 고통스럽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

또 이날 피해자들은 피켓에 "소비자 통수칠 생각하지 말고 사태의 주범 큐텐 구영배는 숨지말고 나오라. 제대로 환불처리하라"고 피켓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