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고급 시설을 갖추고 영어로만 수업하는 국제학교들이 제주도와 송도 신도시에 잇따라 문을 열었다.
등록금이 연간 수천만 원씩 하는데도 서로 들어가겠다고 아우성인데 문제는 국제학교의 취지가 변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개월전 개교한 노스런던컬리짓스쿨(NLCS)의 제주 분교는 전국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NLCS는 런던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사립학교로 웬만한 대학교만한 7만㎡ 부지에 1천 4백 억 원을 들여 캠퍼스를 만들었다.

교사진 60여 명은 대부분 영국 명문대 출신이다.
학생들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고, 수업은 영어로 진행한다.
등록금은 유치원이 1,500만 원. 고등학교는 기숙사비와 발전기금까지 합해 연간 4천만 원이 넘는다.

인천 송도의 채드윅 국제학교.
미국 명문학교의 분교인 이곳도 시설 투자에만 1천 7백억 원이 들었다.
70여 명의 교사진이 영어로 수업한다. 이 학교의 학비도 1년에 4천만 원. 두 학교 모두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14년 학비가 6억 원이다.

그런데도 입학열기는 뜨겁다. 기존 외국인학교와 달리 내국인도 입학할 수 있고, 국내외학력이 모두 인정된다.

한국에서는 별천지 학교인 이들 학교의 구성원은 말이 국제학교이지 국내 재벌가 자녀를 포함해 부유층 자녀들이 대분이다.

제주 국제학교의 경우 국제교육허브를 표방한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법에 따라 만들었다.
국내 학생은 물론, 아시아 지역 유학생들까지 끌어 오겠다는 것이다.

송도 국제학교는 경제자유구역법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 자녀들을 위해 설립했다. 모두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겠다고 했지만 헛구호에 불과한 현실이다.

외국인 학생이래봐야 학교 선생의 자녀이고 대부분 대부분 한국 학생들이다.

인천 채드윅 국제학교에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과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손녀가 다니고 있다. 학생들 상당수는 서울 강남 3구 출신이다.

정부는 당초, 개교 후 5년까지만, 정원의 30%에 한해 한국 학생들을 받게 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 유치가 실패로 끝나면서 채드윅 스쿨은 정원의 70%를 비운 채 적자 운영을 하게 됐다.

이 적자는 인천시가 고스란히 메워주고 있다. 송도 땅을 판 돈으로 메꿔 주고 있는데, 이 돈이 5년 간 4천만 달러로 추정된다.

국민세금으로 거액을 들여 호화교육시설을 만들어 놓고 소수 돈있고 선택받은 재벌가 자녀들을 위해 공공재원을 쏟아붇고 있는 것이다. 

송도개발 자금을 외국 학교에 퍼주는 셈이다. 외국인투자유치를 위해 설립된 송도개발유한회사는 세계적으로도 명성 있는 학교를 유치한다고 했지만 돈만 퍼주고 있는 실패한 골칫거리 회사가 돼버렸다.

그런데도 정부는 그나마 있던 내국인 규제마저 풀어버렸다. 정부는 최근 내국인 정원 한도를 50%로 늘리고, 5년 제한기간도 아예 없애버렸다.

제주 국제학교도 사정은 비슷하다. MBC는 전체 재학생 435명 가운데 외국학생은 24명. 내국인 학생 411명 가운데 서울 학생이 절반 넘는 211명. 그 중에서도 161명은 이른바 강남 3구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제주 국제학교에 투자된 1,400억 원은 모두 공기업인 제주개발공사가 조달했고, 매년 로얄티로 20억 원을 영국 본교에 지급한다.

거액의 공공자금을 들여, 결국 일부 부유층을 위한 고급 영어학원을 만들었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실패한 국제학교는 각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유치를 추진하면서 2015년까지 7곳이 더 문을 연다.
하지만 교육시설이 영리목적의 기업들이 참여할 태세를 보이면서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단체장들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자랑하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송도 체드윅 국제학교가 인기가 좋다고 자랑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송도국제학교 운영법인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소재, 비영리 학교법인인 채드윅(Chadwick)스쿨로 확정하고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에 설립인가 신청서를 2010년 1월 접수하고 3월 개교를 목표로 했지만 늦어지면서 9월에야 개교했다. 채드윅은 지난 1935년 설립된 75년 역사의 K-12 과정으로 하버드와 예일, 프린스턴 등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률이 높은 캘리포니아주 10위권 내 명문 사학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채드윅은 취득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WASC(Western Assocaition of Schools and College)인증을 획득해 송도국제학교 졸업생도 미국 대학에 입학할 자격을 얻게 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번 신청이 반려됐던 캐나다 밴쿠버 국제학교재단(VIPSS)과 달리 체드윅은 미국 내 명문 사학으로 교과부의 설립 승인을 획득하는데 큰 문제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