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선관위가 그동안 외부감시와 통제의 사각지대에서 친인척 채용을 포함해 조직, 인사운영에 얼마나 많은 비리가 있었는 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지난해 5월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등 고위직 자녀에 대한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지면서 감사원이 감사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선관위가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며 감사원 감사를 거부했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감사원은 2023년7월~11월까지 59일간 2016년(채용통계는 13년부터) 이후 채용,전보 등 조직 인사관리 전반에 대해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원은 "조직 전반에 걸쳐 채용, 인사, 복무 등 관계 법규를 무시하거나 이를 용인하는 행태가 관행화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채용 담당자들이 각종 위법, 편법적 방법을 동원해 선거철 경력경쟁채용을 직원 자녀들이 손쉽게 국가공무원으로 입직할 수 있는 통로로 이용했다.

또 국회에는 허위 답변, 자료제출로 대응하거나 자체 점검을 자료파기나 말 맞추기 등으로 증거인멸의 기회로 활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신속한 수사 착수 필요성이 커 지난달 29일 중앙 및 8개 시도선관위 총 27명을 대검찰청에 수사요청했다. 수사대상에는 사무총장과 지역선관위 사무처장 등이 대거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