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News-Plus)] 부산에서 50대 심혈관 환자가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응급실을 돌다가 끝내 사망했다. 그는 증상이 나타난 지 5시간이 지난 뒤에야 울산으로 이송돼 수술받았지만 6일 만에 숨졌다. 유족들은 전공의 집단사직과 관련이 있는지 밝혀달라는 진정을 제기했다.

11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은 지난달 26일 오전 6시 13분께 부산 동구 좌천동 한 주차장에서 50대 남성 A씨가 가슴 통증을 호소한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고 전했다. A씨를 태운 구급차는 응급실이 있는 부산 주요 대형 병원 10여곳에 문의했다. 하지만 "의사가 없다", "진료가 불가능하다"는 등 응급실 이용이 불가하다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A씨는 119 신고 45분여 만인 오전 7시께 부산 수영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곳에서 응급수술이 필요한 '급성 대동맥박리'라고 진단받았다. '대동맥박리'는 심장에서 몸 전체로 혈액을 보내는 대동맥이 찢어져 발생하는 질환으로, 긴급 수술을 받아도 환자가 사망할 가능성이 큰 중증 질환이다.

당시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해당 병원에는 같은 증상(대동맥박리)으로 수술받는 환자가 있어 A씨를 맡을 의사가 없었다.

의료진은 부산·경남지역 대학병원 3곳에 전원 요청을 했다. 그러자 수술할 의사가 없다거나 마취과 의사의 스케줄이 꽉 찼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결국 A씨는 오전 10시 30분께 해당 병원에서 50㎞ 이상 떨어진 울산의 한 병원에 도착해 응급수술을 받았다. A씨는 10시간의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지난 1일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긴급 수술을 받지 못해 숨졌다"며 "병원들이 이송을 거부한 배경에 전공의 집단사직 영향이 있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해당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유족 측의 피해사례 신고를 접수한 보건복지부와 부산시는 지난 9일 해당 병원들을 대상으로 의무 기록 확보를 요청했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공단, 보건소 관계자 총 5명으로 구성된 현장 출동반을 가동해 현장 점검을 마쳤다.

부산시 관계자는 "해당 내용을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보고했다"며 "이 사안이 의사 집단행동에 따른 중대 피해 사례인지는 중수본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해당 병원에 따르면 대동맥박리 같은 흉부외과 수술의 경우 전공의 사태 전부터도 수술을 할 수 있는 의료진이 충분하지 않아 종종 창원, 대구로 이송하는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며 "예후가 좋지 않은 질병이다 보니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