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의힘이 4·10 총선을 17일 앞두고 그간 민심 이반의 원인으로 꼽혔던 '용산발 리스크'를 뒤로 하고 '민생 앞으로'를 전면에 내걸었다.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귀국과 '언론인 회칼 테러'를 언급한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사퇴를 계기로 분위기를 반전할 기회를 잡았다는 판단이다.

국민의힘은 "야권에서 이 대사 관련 이야기를 해 봤자 민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제 정책과 민심으로 선거를 이끌어 갈 시점"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요구('이종섭 대사 조기 귀국, 황상무 전 수석 사퇴)가 모두 실현되면서 논란이 일단락됐다고 보고 있다.

제2차 윤한 갈등도 서해수호의 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만나면서 말끔하게 우려를 해소했다는 판단이다. 대통령실은 직접 윤한 갈등이 없음을 보여준 상징이라고 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당이 민심을 용산에 전달해 관철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수직적 당정관계라는 비판을 걷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 대사의 귀국으로 야권이 제기헤온 '도피 출국' 프레임도 벗어났다고 본다. 오히려 공수처가 이 대사 귀국에도 소환조사를 하지 않으면서 공수처가 민주당과 정치행위를 했다고 역공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제 눈앞의 고물가와 의대 증원 갈등 등 민생문제로 전환하고 있다.

야당이 계속 정권심판론을 들고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전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산하에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적극적인 민생 챙기기에 돌입했다. 

당장 눈앞에 민생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총선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전날 위원장으로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유일호 전 의원과 추경호 의원을 임명했다.

국민의힘은 "다양한 실물결제 전문가를 모셔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민생경제 문제에 대해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라며 "정치 선동으로 민생을 도외시하는 더불어민주당에 맞서 함께 잘사는 동료 시민의 길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은 이날 오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우리 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거시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인다"며 "하지만 거시지표 흐름이 민생경제로 스며들어 확산하는데 시차가 있어 서민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거시경제 회복세가 하루빨리 민생경제로 확산할 수 있도록 당과 정부는 혼연일체로 모든 노력을 기울여나갈 것"이라며 "장바구니 물가 안정은 민생 안정의 최우선 과제인 만큼, 국민의힘과 정부가 서민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나타난 고물가는 크게 두가지가 원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국제 원자재가 가격 급등과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시기에 푼 막대한 화폐량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세계에 닥친 국제 원자재 가격상승이 진정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시기에 막대하게 푼 재정이 물가상승을 압박하고 있고 지난해 폭우와 폭염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이를 경제폭망, 정권심판론으로 연결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유 위원장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소용돌이 속에서 물가를 안정시킬 순 없었던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피해를 최소화하고 좋은 정책을 앞으로도 꾸준히 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재명 대표가 최근 사과값을 비롯해 국내 물가 문제에 대한 집중공세도 반박했다.

추 위원장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사과 한 개가 1만원이고, 알바생이 한 시간 일해도 못 사 먹는다는 식의 지나친 정치 선동성 발언을 했다"며 "법인카드로 일제 샴푸를 구입해 쓰더니 사과도 최고급 비싼 사과만 구입해 드시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을 착안한 듯 추 위원장은 이어 "물가 불안심리를 부추기는 발언은 서민들의 민생 물가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과도한 경제 심리 위축이나 물가 불안을 자극하는 언행은 자제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경제폭망론'을 이야기하지만 경제폭망론의 책임은 사실 민주당에 있고, 폭망 수준의 경제를 물려준 것도 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남발했지만 결과는 부동산 폭등이었다는 점과 함께 부동산이 물가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거론했다.

유일호 위원장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거론하고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수많은 조치를 남발해 정반대의 결과를 내는 정책을 우린 하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 당은 절대 그런 일을 하지 않아 왔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