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끝까지 후배를 챙겼다. 원하는 승점 3점은 얻지 못했지만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손흥민(토트넘)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1로 비겼다.

지난달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4강 탈락의 아픔을 뒤로 하고, 처음 치른 A매치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1위로 한 수 아래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 태국을 상대로 홈에서 이기지 못한 건 큰 아쉬움이다. 한국은 22위다.

2연승을 달리던 한국은 2승1무(승점 7)가 됐다. 조 1위는 지켰지만 26일 태국 원정을 앞두고 개운치 않은 무승부였다.

하지만 수확은 있었다. 아시안컵 4강 탈락 후 불어닥친 이른바 '탁구 게이트'. 하지만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사과했고, 손흥민도 너그럽게 사과를 받아줬다. 이후 대표팀 발탁 여부 등으로 계속되는 논란 속에서도 손흥민은 이강인을 품었다.

손흥민은 태국전을 마친 뒤 다시 한 번 이강인에 대해 입을 열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결과가 상당히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면서도 "짧은 시간 동안 선수들이 노력해서 긍정적인 부분도 많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단합해서 정말 한 발 더 뛰기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손흥민은 이강인에 대해 "워낙 잘하는 선수이고, 재능도 많은 선수"라면서 "강인 선수가 교체로 들어와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노력했고, 또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아시안컵에서도 호흡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을 많이 느꼈다. 강인 선수가 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을 매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이 플레이하면 정말 즐겁고, 앞으로 더 잘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은 지난날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4강 탈락의 쓴맛을 봤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경질됐고, 아시안컵 대회 도중 벌어진 선수단 내분 소식까지 흘러나오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최근까지 이어졌다.

이후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되고,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황 감독이 3월에 한해 임시로 사령탑을 맡았다.

하극상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손흥민을 찾아 사과한 것과 별도로 전날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고개를 숙였고, 이날 후반 17분 교체로 출전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축구대표팀이 다시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로 삼기에 충분한 경기였다.

이제 황선홍호는 태국 원정을 떠난다. 한국은 22일 출국해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태국과 C조 4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은 "원정, 홈 할 것 없이 쉬운 경기는 없다. 중국에 가서도 해봤지만, 홈 팬들의 야유에도 대비해야 한다. 분명 어려운 경기"라면서 "태국을 눈으로 확인했다. 팀으로서 태국을 존중하겠지만, 우리가 해야 할 것만 하면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