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25∼5.50%로 재차 동결했다. 

연준은 이날 올해 2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보도자료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 대해 연준은 "최근 지표상 경제 활동은 계속 견고한 속도로 확장해 왔고, 일자리 증가도 계속 견고하고, 실업률은 여전히 낮다"고 밝힌 뒤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완화했으나 여전히 상승 추세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고, FOMC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위험에 고도로 주의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 올해 1월에 이은 5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다. 이로써 미국과 한국(연 3.50%)의 금리 격차는 최대 2%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연준은 또 올해 연말 기준 금리를 4.6%로 예상하며 작년 12월 예상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또 연말 물가상승률은 2.4%로 예상했다.

미국은 높은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해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를 지난해 7월이래 이어오고 있다.

금리 동결은 회의로 치면 5번 연속이고, 기간으로 치면 작년 7월부터 8달째 같은 수준에서 금리를 묶었다.

동결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인 만큼, 연준을 구성하는 위원 19명이 올해 금리를 몇 번 내릴지 예상한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다.

올해 말 예상금리를 한 명 당 점 하나씩을 찍어서 표시하기 때문에 점도표라고 불리는 이 예상표에서, 연준 위원들은 작년 말과 똑같이 3번 인하를 전망했다.

1월과 2월 미국 물가 상승률이 3% 초반에서 내려오지 않고 버티고 있지만, 연준 위원들이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좀 더 금리 인하에 힘을 싣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제롬 파월 의장은 "물가는 울퉁불퉁한 길로 가지만 2%로 점점 가고 있다"며 "지난 두 달 수치에 과잉대응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물가를 잡는 게 가장 급한 일이지만 그런다고 금리를 높게 유지하다가 경기가 꺾일 수 있다는 부분을 고민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업률이 작년 4월 3.4%에서 지난달에는 3.9%로 높아진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리의 임무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을 함께 이루는 것이고, 둘 다 달성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은 1.25%, 다우지수도 1.03% 오르면서 연준의 이런 입장을 반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