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이 공천 취소된 서울 강북을 지역구에서 박용진 의원 제거 목적이 노골화된 전략경선을 결정한데 것에 이어 양문석 경기 안산 상록갑 공천자의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민주당 내 비명, 친문계와 친명계간 문명 충돌이 재발화되고 있다.

옛 친노계와 친문계는 양문석 예비후보에 대해 지도부의 결단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재명 대표는 공천은 최고위원회가 하는 것이라며 내 뜻대로 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양측간 갈등이 총선 국면을 맞아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원조 친노 적자와 문재인 정부에서 정부에 참여했던 전직 총리와 문재인 청와대 참모 출신 의원들이 지도부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오면서 이 대표와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양 후보의 공천 재검토 요구하는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계와 반대하는 친명(친이재명)계가 맞서는 가운데 선거대책위 '3톱'인 이재명·이해찬·김부겸 공동 상임 선거대책위원장 사이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김부겸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양 후보자가 "워낙 제게 화가 많이 나신 것 같다"고 말을 건네자 "어쨌든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지금 수습할 수 있는 거는 당신밖에 없다. 여기서 뭐 새로운 게 나오면 우리도 보호 못 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대회 후 기자들에게 "재검증을 요청했으니까 당에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노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누군가 당신을 조롱할 때 왜 쳐다만 보고 있었을까, 언론과 정치인들이 당신을 멀리할 때 왜 손잡지 못했을까 가슴을 쳤다"며 "15년 전 가슴 속으로 다짐했던 대통령님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번만큼은 지킬 것"이라고 썼다.

앞서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총리와 '친노 적자'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등도 양 후보자 공천 철회를 요구했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양 후보의 과거 발언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 퇴임 후 봉하마을에서 한 명의 시민으로, 또 농부로 지내려던 전직 대통령을 향한 무분별한 공격이자 무도한 조롱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진정성 있게 사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바, 재단은 향후 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여지를 열어뒀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후보자 대회를 마친 후 취재진에 "선거 지휘는 선대위가 하고 공천은 최고위가 하는 것"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그는 "4월 10일은 우리 국민들께서 지난 2년간의 윤석열 정권의 실정에 대해 심판하는 날"이라며 "모든 기준, 모든 판단은 거기에 맞춰서 해야 될 것"이라고 다소 엉뚱한 소리를 했다.

이 대표는 경기도 화성 기자회견에서도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을 욕할 수 있다. 그게 국민의 권리'라고 말씀했다"며 "과거 집권 여당이 노 전 대통령에게 뭐라고 욕을 했느냐. 그것이야말로 책임져야 할 막말"이라고 했다.

양 후보의 발언을 막말로 여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과거 이 대표 자신이 유명한(?) 형보수지 욕설이나 대장동 철거민을 향해 쏟아냈던 막말을 했던 인성에서 보듯 그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인격을 드려낸 대목이다.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도 양 후보자에 대해 "그대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양 후보자는 대회 종료 뒤 "내일 봉하마을을 찾아갈 것"이라며 "사퇴 여부 또한 당원들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당원들의 뜻이고 정말 필요하면 전 당원 투표도 감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대변인을 지낸 정호희 씨는 "이재명의 언어는 천박하고 유해하다. 유명한 형수 욕설은 말할 것도 없고 트위터에 쏟아 놓은 막말은 조만대장경의 저급한 버전"이라고 비꼬았다.

정 씨는 이어 "특히 '2찍 타령'은 정치인으로서는 끔찍한 갈라치기고 낙인찍기인데 아무렇게나 내뱉는다"며 "흑백진영논리와 반지성 포퓰리즘, 저속한 헤이트 스피치. 이 모든 것을 함축한 것이 '2찍 타령'이다"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편 양 후보는 지난 2008년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밀어붙인 노무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는 등 내용의 칼럼을 썼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노 전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당내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