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논란 끝에 전략공천이 취소되고 경선을 실시하는 우여곡절 끝에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더불어민주당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에서 4.10 총선 후보로 선정됐다.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지역 경선에서 이긴 손훈모 후보 대신 김문수 당대표 특보를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정봉주 전 의원에 패해 낙천됐던 박용진 의원은 막말과 거짓 사과 논란으로 정 후보가 공천 취소된 강북을 선거구에서 공천 승계가 아닌 전략경선을 치른다.

권 전 비서관은 지난 2022년 3월 21대 대선 당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를 보좌했다.

민주당 임주환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구 경선 결과, 권 전 비서관이 경선에서 지역 현역인 서동용 의원에 승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경선에서도 친명계 권향엽 전 비서관이 비명계 현역 서동용 의원을 제치면서 ‘친명횡재 비명횡사’ 라는 공천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구는 전략지역구라는 관례를 벗어나 여성전략특구라는 초유의 명칭을 붙여 권 전 비서관을 전략공천해 논란이 야기됐다.

권 전 비서관이 대선에서 선거대책위에 역대 대선 사상 초유의 후보 직속 '배우자실'에서 부실장을 지내며 김혜경 씨를 보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천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당시 이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한 민주당 예비후보는 4명이었으나 여성 후보는 권 전 비서관이 유일했고 나머지 3명은 여성전략특구로 지정되면서 경선도 못해보고 컷오프됐다.

민주당은 ‘사천 논란’에 “(권 전 비서관은) 20년 이상 당직자로 활동했고, 문재인정부 대통령비서실 균형인사비서관과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며 “이런 경력을 무시하고 사천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악의적 왜곡”이라며 주장하며 옹호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권 전 비서관은 ‘전략공천’이 대신 ‘경선’을 당에 요구하자 당 최고위원회는 권 전 비서관의 요구를 수용해 경선 실시를 결정했다.

권 전 비서관이 경선을 통과하자 민주당에서는 ‘친명 후보’만 잇따라 공천을 받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지도부는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지역 경선에서 이긴 손훈모 후보 대신 김문수 당대표 특보를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윤리감찰단 조사 결과 경선 부정이 확인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재명 대표는 욕을 먹더라도 내 식대로 하겠다는 태도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가짜 사과’ 논란으로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 취소 결정이 내려진 서울 강북을은 전략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에 대해서는 공천 승계가 아닌 전략경선으로 박 의원에게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민주당 지도부는 15일 강북을 선거구에 통합민주당 출신인 조수진 변호사와 박용진 의원의 양자 경선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전국 권리당원 70%, 강북을 권리당원 30% 비율의 투표로 결정한다. 이 대표는 앞서 공천혁명, 당원이 주인이고 당원의 선택이라고 밝혔지만 소수 권리당원만의 선택이 국민의 선택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권자에 선택을 강권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의원 평가 하위 10%에 포함돼 득표율의 30%를 감산하는 불이익을 또다시 안고 경선하게 됐다.

반면 조수진 변호사는 여성가사점 25%를 받는다. 박 의원은 출발부터 55%라는 불리한 룰에다 지역구 당원이 아닌 전국 당원 온라인 투표를 70%나 반영하기로 한 것도 추가돼 정치권에서는 박용진 찍어내기가 끝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내에 이재명 대표에게 잠재적 경쟁자를 사전에 제거하려는 의중이 깔려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