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공사에 지난 몇 년 간 승인받지 않은 중국산 자재가 도로 건설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도로공사는 수년 동안 까맣게 몰랐다가 외부 제보로 뒤늦게 알고 시공업체에 벌점을 부과하며 뒷북대응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11일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내부 감사결과, 건설을 맡은 시공사들은 도로공사 메뉴얼에 나와 있는 공급원 승인된 제품을 쓰겠다고 보고 한 뒤 실제로는 승인받지 않은 중국산 강섬유를 반입해 도로건설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도로공사 매뉴얼에는 시공자는 공급원 승인된 제조사가 직접 제조한 자재만 공사에 쓸 수 있다.

이렇게 사용된 미승인 강섬유는 지난 2021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4년간 2,208톤에 달한다. 도로공사는 그동안 까마득히 몰랐다가 지난해 말, 외부 제보를 받고서야 이 같은 사실을 알게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공사는 허가받지 않은 자재를 사용한 16개 시공사에 대해 벌점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벌점이 누적되는 시공사는 추후 입찰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국민불안을 야기한 도로 안전은 다행히 대신 깔린 중국산 강섬유도 품질 기준은 충족한다는 게 공사 측 입장이다.

하지만 공사가 이 같은 사실을 수년간 몰랐다는 점에서 품질 미달의 자재가 도로 건설에 쓰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자재를 반입한 시공사 뿐 아니라 이를 방기한 공사 역시 자재관리 업무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도로공사는 해당 시공사들을 관리하는 공사 내 7개 건설사업단에 대해서도 주의 처분 조치했다. 

'국민이 믿고 달리는 안전한 고속도로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도로공사의 홍보와는 정반대로 고속도로의 안전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지 국민의 생명을 믿고 맡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도로공사는 1969년 설립된 이래 경부고속도로를 시작으로 국토의 대동맥을 건설해 오고 있는 도로교통 전문 공기업으로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이다. 

함진규 사장은 "길을 열어 사람과 문화를 연결하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은 우리 공사의 핵심가치다. 앞으로도 임직원 모두 국민이 믿고 달리는 안전한 고속도로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미래 교통 혁신을 주도하며 국가경제 발전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함 사장은 "고속도로의 입체적 개발과 모빌리티 혁신 고속도로 구축을 통해 세계 최고의 도로교통 서비스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