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정에서 4.10 총선에 나설 후보로 확정된 김준혁 한신대 교수가 신학대학에 재직하고 있음에도 자신이 공천을 받은 것을 두고 '하늘의 뜻'이라는 발언을 주술까지 동원해 이재명 대표를 추앙하는 행태를 보인 것으로 드러나 주술과 아부 논란이 일고 있다. 

그의 발언 중 주술 논란과 관련 이 대표의 생가를 가보고 소나무 기운이 이재명 대표에게 전해졌다거나 이재명 대표와 정조의 (기)가 일맥상통한다는 등 이 대표를 정조에 비유하는 찬사를 늘어놓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22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겸 2022년 3월 대선을 1년여 앞둔 지난 2021년 3월 이재명 대표를 정조에 비유한 책을 썼다. 이와 관련 자신의 유투브 채널 '김준혁 TV'에서 "이재명 후보의 생가 주소를 알아내 갖다온 뒤 책을 쓴 결정적 계기"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깡촌에서 변방도 그런 변방도 없다. 마이너도 그런 마이너가 없는 사람이 그 소나무 기운이 이재명한테 간 것이 아닌가. 난 그런 생각이 든다. 정조는 봉건왕조 시절의 절대군주였음에도 백성들과 엄청난 소통을 한다. 이재명 후보가 사실 굉장히 뛰어난 소통의 리더"라고 평가했다.

사학(중앙대)을 전공하고 수원화성박물관 학예팀장과 한신대 교수를 지낸 그는 '리더라면 정조처럼'으로 정조의 개혁사상을 연구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와 관련해 '이재명에게 보내는 정조의 편지'를 써 이재명의 지도자론을 홍보했다. 

김 교수는 또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유투브 채널에 나와서도 "아 이제는 바뀌나 보다"며 경선에서 현역인 박광온 전 원내대표를 제치고 본선 티켓을 잡은 것을 놓고 "하늘의 뜻"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김 교수는 친명계 이력과 비명계 배제라는 공천 경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명계인 박 전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경선 패배 후 의원 평가 하위 20%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의정 능력과 원대대표로 당 운영을 원만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평가 하위 20%는 비명계 배제 논란을 낳았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의정평가에서 신사로 불리는 백봉상 수상과 합리적 국회 운영 등으로 의정활동에서 평가를 인정받아왔다.

이 대표의 극렬 지지자 사이에서는 박 전 원내대표는 일부 극렬 지지층, 이른바 개딸로부터 수박으로 비난을 받았다.

2022년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했다가 경선에서 이재준 후보에게 밀려 탈락했다. 22대 총선에 다시 도전해 본선에 진출했다.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8일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서 "제발 부탁하는데 정치인들이 과거 훌륭하신 분들을 소환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정청래 의원이 손흥민 소환한 것도 언짢았는데 정조대왕까지 소환한 것은 진짜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진 전 장관은 이어 "김 교수를 오래 교류해온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굉장히 합리적이고 온건한 학자라고 한다. 그런 분도 권력 앞에서는 그냥 얼굴에 뭐를 깔고 아부를 밥먹듯이 하는구나 생각했는데 이재명 대표의 앞날에 대해 예언일 지, 아부일 지는 머지않은 장래에 저는 판가름이 날 거라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런 가운데 박광온 전 원내대표는 김 교수를 찾아 지지를 표시한 것으로 나타나 격 떨어진 민주당의 공천행태에 모처럼 품격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 교수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광온 의원님께서 선거사무소에 방문해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해주셨다"며 "박 의원님의 배려와 지지, 넓은 뜻을 이어받아 반드시 총선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여당의 폭정을 막고 국민이 주인 되는 정치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뛰겠다.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박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