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1일 친문(친문재인)계인 홍영표 의원이 4·10 총선 공천에서 배제(컷오프)된 것과 관련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이 매우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당 대표가 "공천은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정면 비판하면서 당내 투톱간 파열음이 커지는 양상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도대체 어떤 정무적 판단인지 모르겠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당 전략공관위는 전날 인천 부평을의 비명(비이재명)계 4선인 홍 의원의 컷오프를 결정하고 이곳에 영입인재인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비례대표 이동주 의원이 경선을 치르게 했다. 이에 홍 의원은 탈당을 시사했다.

홍 의원은 앞서 현역 의원 평가 결과 경선 시 득표의 30%를 감산하는 불이익을 받는 하위 10%에 속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홍 원내대표는 "경선한다면 같이 경쟁하는 분들이 신인이어서 10%의 가산점을 받고 시작하기 때문에 홍 의원은 100점 만점 기준 40점 정도의 페널티를 안고 시작한다"며 "경선을 붙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경선만 하면 탈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이를 공관위 측에 전달했는데도 컷오프시켰다"고 공관위의 태도를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아직 공천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다른 친문계인 이인영·전해철 의원에 대해서도 "최소한 경선 과정에는 참여하게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이날 계파 공천이 없고 통합형 공천이라며 두 사람을 단수공천과 경선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의 발언이 일정부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홍 원내대표는 공관위원인 이재정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부인하지 않았다.

홍 원내대표는 "여러 과정에서 결정이 정해진 대로만 가고, 의견을 제시해도 반영이 안 되고, 공관위원장의 회의 운영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누적된 과정의 결과로 (문제 제기한 분이) 여러분이 계신 것으로 안다"고 폭로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이렇듯 공천 문제로 당이 극심한 갈등을 겪는 데 대해선 "내부 분열이 있을 때 정당 지지율이 휘청댄다"며 "빨리 마무리하고 당이 좀 더 단합된 힘으로 총선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총선이 단순히 민주당의 선거가 아니라 국민들의 염원이 모인 선거이기 때문에 선거 결과가 나쁘게 나오고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독주를 못 막는다면 민주당의 이번 패배는 엄청난 역사적 과오로 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여전히 당의 공천은 큰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백범 묘역 등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는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검토해 시스템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후보자들을 가려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상황에서 나의 판단과 다른 사람의 판단이 다를 수 있지만,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충분히 경쟁을 보장하고, 새로운 분들에게 기회도 부여하고,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공관위가 잘 해왔다"고 덧붙였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대표의 공천 과정을 비교하며 한 위원장은 공천하고 있지만 이 대표는 사천하고 있다고 평가를 내렸다.

고 평론가는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김성완 민주당측 패널이 한 위원장의 공천에서 변화가 없다고 주장하자 반박하는 과정에서 한 위원장은 귀를 열고 주위의 얘기를 듣고 반영하려 한다며 정치신인의 진입장벽이 높은 게 현실이다. 지난 총선에서는 신인 가점만 주었는데 한 위원장은 현역 감산까지 뒀다. 그래서 공천인데 이 대표는 사천"이라고 비판했다.